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작년인가...

그냥. . 2022. 8. 30. 22:51

작년인가... 그 전 해였던가

모자를 하나 떴었는데 맘에 들지 않아서

한 번도 쓰지 않고는 풀어 버렸다.

이것이 암것도 아닌 것 같은데 맘에 안 들면 

진짜 웃기게도 손이 한 번도 안 간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이쁜 모자를 봤다.

러시아어..

단 한 단어 아니 단 한 소리도 알아 들을 수 없는..

그렇지만 뜨개질은 만국의 공통어..

손동작..

처음에 게이지 낸다고 떴다.

바늘이 좀 컸나.... 얼기설기해서 

풀어버리고 다시 뜨기...

뜨다보니 동그라미가 꼬였다. 흐흐흐..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다시 풀었다...

바늘이 좀 더 얇았으면 싶어서 한 단계 얇은 걸로 하고..

그만큼 콧수를 늘려 떴다.

이쁘다. 모양이 제대로 나오는 거 같아서 맘에 들었다.

접히는 부분까지 떠서 보는데 뭔지 엉성한 것 같고..

너무 큰것 같다는 느낌.. 이 뭐지?

오늘 한 나절을 떴는데...

가만 보니 그냥 나오는 사이즈가 반쪽이 23센티...

이건 너무 큰데...

머리통에 쓰면 한 참이 늘어날 텐데...

난.. 머리통도 살이 없는데...

한나절 즐거움이야 다시 풀어 새로 시작해도 좋을...

뭐 아무것도 아닌 뜨개질 세상의 법칙..

내일은 바늘을 두 단계 정도 낮춰서  떠 떠 봐야겠다. 지금에 이어서..

그리고.. 늘어나는 거 하면 무늬 하며.. 엉성함이나 쫀쫀함을 확인하고..

다시는 풀 일 없게 예쁘게 떠 봐야지...

뜨다 풀다 뜨다 풀다.. 오늘 하루가 갔다.

하루... 그거.... 허탕 쳤다 생각할 수 있지만...

또 어찌 생각하면 엄청나게 큰 걸 배웠잖아.

모자는...

실 굵기보다 조금 작은 바늘로 뜨는 게 괜찮을 거라는 거...

장갑도 그러겠지..

모자 뜨고..

남편 니트 카디건 하나 뜰까... 생각 중이다.

내 옷만 벌써 몇 해째 뜨고 있는지...

아들 넘들은 싫다 하니... 누구 떠 주기에는 공이 너무 많이 들어가니

내 것만 신나게 열나게 떴으니 말이다.

겨울 니트 세 개.. 조끼 하나.. 여름 니트 두 개 그리고 여름 카디건 하나..

가을 니트 하나... 그리고... 의자 방석 몇 개...

뜨개질이 참 재밌다.

텔레비전 보면서 소일거리도 좋고.

시간 보내기도 좋고... 만들고 나면 만족감도 너무 좋다..

남편 카디건 뜨고... 아들 넘 니트티 하나 떠야지..

안 입음 남편 주면 그만이지 뭐..

캔맥 하나에 알딸딸은 아닌데...

실온 맥주라 그런가 알 달달 딸... 

하네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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