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내가 이야기한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엄마는 내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이 나를 알고 있다
엄마는 내가 들은 것보다
더 많은 말들을 참고 있다
엄마는 내가 보는 것보다
더많이 불안해하고 있다
엄마는 사실보다
더더더 많이
나를 걱정하고 있다
곧이곧대로 말씀드려도
엄마는 곧이곧대로 듣지 못한다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
결국은 엄마를 걱정해서
말하지 않았거나
숨겼거나
가볍게 흘려버렸던 일들이
엄마의 눈을 마음을 귀를 막지는 못했
다는걸
요 근래 언니를 통해서 두어 번 들었다
먹먹하다 마음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엄마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허약하거나
나약하거나 그러지는 않는데
왜 나는 엄마한테 듬직한 딸이 못되었을까
휴...
주변에서 들은
딸과 비슷한 사람들의 이야기나
누가 그랬다더라 하는 사실보다 부풀러 진
골목길 지식들이 엄마를 겁쟁이로 만들었겠구나
이제 엄마가 이해가 된다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매정하게 내뱉었던
내 말들과
일을 그만두고 놀게 되었다는 말에
엄마의 걱정은 고드름처럼 길어졌을까
종유석처럼 자라났을까
나는 괜찮은데
그 정도는 아닌데
엄마는 모르겠지
아니 믿게 해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머리는 마음은 복잡한데
아무것도 모르겠다
한 달만 같이 살면 엄마 걱정의 반에
그 반을 더하고 거기에 나머지 반을 더한 만큼의 것이
쓸데없는 것이었다는 것을 금방
알 텐데
알까!,? 다른 걱정이 보태어지지는 않을까
모르겠다, 정말
사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괜찮은 건지
아닌 건지
어떨 땐 괜찮잖아 싶고
어떨 때는 휴우 싶고
죽을 만큼의 문제는 아닌데
옆에서 보기에는 좀 불안해 보이는 그런 상태?
그런가,
가끔 병원 갈 일 생기면 좀 우울하지만
난 대체적으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언니가 들려준 엄마의 걱정이 어이없기도
우울하기도 쓸데없기도 뭐 그렇게까지 싶기도 복잡하다
심란해서 멍청히 앉아있다
...
씻고 자야지
'지나간날들 > 2022(쉬운 나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ㅡ내 얼굴에 가을이.. (0) | 2022.10.22 |
---|---|
피곤한 날 (0) | 2022.10.21 |
이쁜 멍뭉이 (0) | 2022.10.18 |
단조로운 내 인생의 무지개 (0) | 2022.10.17 |
휴 (0) | 2022.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