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가을이

그냥. . 2022. 11. 12. 22:19

가을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 동네 버스정류장 은행나무는.. 느티나무는

여기 이렇게 가을이 있는데 왜 멀리서만 찾아~ 하는 듯하고..

키 작은 상록수는 노란 은행잎 모자를 썼다.

눈 하고는 또 다른 이쁜 모자..

 

반가운 비 소식이 있었는데 비보다는 바람이 더 많은 것 같다.

빗소리가 창문 다 닫고도 들릴 수 있을 정도이기를 바랐는데

너무 고요하기에 창문을 열어 봤더니 

가로등 밑 차 창 위로 미끄러지는 빗물은 보이지 않고, 뒷골 묵 나무 그림자가 가로등 

불빛에 어지럽게 흔들거린다.

촉촉이 젖을만크의 비가 내려줬으면 했는데...

내일 아침까지는 내린다 했으니까 조금 더 기대를 해 봐도 좋을지

아님 바람만 많은 밤이 될지 좀 아쉬운 밤이다.

 

어제저녁 

작은아이 생각이 나서 멍뭉이 사진을 뒤적여 톡을 보냈더니 전화를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논문을 잘 되어 가느냐는 말은 내가 묻지 않아도 물어보는 이가 많을 것 같아서

밥 잘 먹느냐 춥지는 않으냐 뭐 떨어진 것은 없느냐..

홍삼은 잘 먹고 있느냐 묻는다.

홍삼을 먹는 걸 자꾸 잊어먹어 하길래..

그거 잊어버리면 안 되지 너 검색해 봐 엄마가 무리해서 샀는데

잘 먹어야지...

그리고 엄마가 친구들 만나러 갔을 때 그거 1박 2일이나 어깨에

짊어지고 다녔어. 너 가져다주려고

너 엄마 어깨 안 좋은 거 알지..

그런데 네가 가볍게 생각하고 안 먹으면 엄마가 서운해..

했더니 알았어. 알았어. 잘 먹을게.. 한다.

떠먹는 홍삼은 불편할 것 같아서 스틱형 홍삼을 사 줬는데..

한참 논문 준비하면서 체력이 바닥이라고.. 엄마 홍삼 좀 사 주면 안 돼? 하길래

액상 스틱형 사 줬다가 홍삼정 스틱으로 사서 

친구들 모임 갈 때 박스는 버리고 스틱만 지퍼팩에 세 박습 분량을 담아

갔었다.

제법 무게가 나갔지만.. 뭐.. 아들 먹일 생각에..

이제는 잘 먹겠지. 엄마 걱정은 또 많이 하는 넘이니 말이다.

며칠 날 면접 본다고 하고...

또 어디는 서류통과되었다고 하고...

너무 급하게 서둘지 말고...

집이면 좋으련만.. 밥도 챙겨주고..

옷도 챙겨주고.. 마음도 좀 보듬어 주고...

면접 볼 때마다 올라갈 수도 없는 일이고..

잘하겠지만..

챙겨주지 못하니 마음이 쓰인다.

그래...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서울.. 그 높은 학교에서도

혼자 적응 잘하고 살았으니 뭔들이겠어.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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