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내 빗소리에 뒤척였다.
폭우다.
한 달 가까이 예쁜 모습을을 보여주던 접시꽃이
누웠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정말 나무보다도 튼튼해 보이던
아이도 허리를 굽혔다.
다른 여린 꽃들도 같이 뭉개질까 봐
싹둑 잘랐다.
비 묻은 접시꽃 가지가 묵직하다.
오히려 여리여리 한 애들은 유연해서 그러겠지만
잘 버티는데
건강해 보이는 애들이 쓰러지만 폭 하니 꼬꾸라진다.
아직은 조금 더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꽃이 무거운 건지
아님 여물어가는 씨앗이 무거운 것인지
나이를 먹어 줄기에 골다공증이 생긴 건지
아니야 비가 많이도 내리기는 했어.
그래도 아직 꽃을 많이 달고 있는 하얀 접시꽃은 꽃 꽃한데
확실히 씨앗 여물게 하느라 줄기 속이 빈 모양이다.
커피 한잔 마시고 멍하니 좀 앉아 있다가
청소기나 좀 돌려야겠다.
비가... 정말 많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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