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만에 조용한 밤인 듯하다.
빗소리에 바람소리에 며칠을 빗소리가 멈추질 않았는데
오랜만에 그냥 조용하니 선선한 공기가 좋네.
그러고 보니 오늘은 개구리 소리도 안 들리는 듯하고..
이쪽 창가가 안 들리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개구리 소리가 들렸었는지 어땠는지 기억이 없네.
엄마네 다녀왔다.
한 번 다녀 가거라 했었는데
남편이 늘 바빠서 미루고 미루다가..
비 많이 내려서 갈 수 있을까? 했는데 남편이 서둘러서 다녀왔다.
엄마가.. 며칠 전에 그랬다.
처방약을 먹어서 그런가 속이 쓰릴 때가 있다고..
그래서 가장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오리 훈제를 사다가
쪄서 드신다고,
가는 길에 양념 불고기 두 팩을 사 가지고 갔다.
불고기가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워서 엄마 드시기에는 좋다.
엄마 삼계탕 먹으러 갈까? 삼겹살 먹으러 갈까?
했더니
집에서 밥 먹자고..
날마다 밥 하는 나도 가끔은 귀찮은데
날마다 혼자 먹다가 사위랑 딸 온다고 이 더운 날 밥상 차리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엄마 밥 얻어먹은 지가 몇 년인데
그래서 이러쿵저러쿵.. 하다가..
엄마! 언니가 안 그러 등가.
이제 엄마도 연세가 있으시니 자식들 말을 좀 따르라고..
언니 맨날 잔소리 하드만.. 내 말 대로 좀 하게~ 해서
몇 년 전부터 이것만은 엄마를 이겨 먹고 있다.
삼겹살보다는 삼계탕이 나을 것 같았는데 엄마도 그러자고 해서
삼계탕집을 찾는데 시내까지 나가기는 비가 너무 많이 오고 해서
엄마랑 언니랑도 가고 동생이랑 엄마랑도 갔던
한우 갈비탕 집에 갔는데 비가 그렇게 많이 내리는데도
대기 번호표 받고 기다려서 먹었다.
기다려 먹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뭐 얼마나 맛나게 먹겠다고 싶어서..
엄마가 잘 드시는 거 보니 잘했다 싶었다.
엄마가 잘 드시니 이 집이 단골집이 되어 가고 있기는 하다.
옥수수도 가져와 삶고, 수박도 내 들기 무거울 정도로 큰 거 두 덩이나
가져오고..
이것저것 챙겨 주시는 것이 많다.
아...........
빗소리가 다시 들리네..
밤마다 나 기다리나? 저 고양이가!
설마...
옆집 대문 바로 옆 담 위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야옹이가 빗소리가 들리는데도
나만 바라보고 있다.
나만의 착각이겠지만
사실 거리가 좀 있어서 나를 보고 있는건지 골목길을 바라보고 있는지
아님 가로등 불빛아래 몰려든 하루살이를 보고 있는지 모른다.
그냥 나만 바라봐 싶은~ 괜한 바램? ㅎ
저 고양이는 비를 좋아하나 봐
보통 고양이는 비 싫어한다는데
저 아이가 빗속에 저러고 있는 걸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
비 내리는 밤 가로등 불빛아래 담장 위의 노랑 고양이..
아직도 내릴 비가 많이 남았을까?
어제 빗속에서 우비까지 입고
꽃모종을 제법 여러 그루 심었다.
작년 경험으로 삼복더위에 꽃모종을 옮기는 일은 안 되는
일이라는 걸 알지만
또 장마철에는 꽃모종 옮기기와 삽목 하기에는 또 최 적기라는 것도
알고 있어서..
비가 여러 날 잡혀 있어서
인터넷으로 여러 모종을 시켜서 심었는데
비가 너무 그것도 너~~ 무 많이 와서 좀 걱정이기는 했는데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비라니..
내리다 쉬다를 반복하고 있으니 그럼에도 다행이기는 하지만
작년 한 해 경험을 너무 믿었던 건 아닌지
조금 우려스럽기는 하다.
그래도
이왕 우비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옷이 다 젖어가면서
심었으니 잘 자리 잡아서 내년에는 예쁜 꽃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정성을 들여 심어도
날 좋을 때 심어도.
알게 모르게 사라져 버리는 모종들도 제법 있더라고
내가 어디에 적어놓고 꽃 없는 모종일 때부터 이름 불러주고 사랑 주면
더 잘 견뎌줄지 모르지만
나도 사실
모종인 상태에서는 달고 온 이름표 말고는 내가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특징을 아주 모르는 게 많아서
이름이 잘 기억되지 않아.
그래서 뭐가 없어졌는지도 사실 모를 때가 있어.
다만..
이거 작년에 주문했었던 것 같은데?
이거 심었지 않았었나? 하는 정도...
그래도 이번에는 조금 더 관심 가져주고 이름 기억해 주면
더 열심히 잘 자라 주지 않을까?
올 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나의 꽃밭을 위해
나는 오늘도 우산과 함께 꽃밭을 몇 번이나 서성였다.
내 발자국 소리 듣고 있지.
잊지 마! 우리 열심히 건강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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