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한 해가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다.

그냥. . 2023. 12. 31. 23:06

따듯한 차와 따듯한 온기를 내뿜는 난로와

아름답게 타 오르며 따듯함을 느끼게 하는 

불멍난로 옆에 앉아 2023년도 마지막 날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따듯하게 보내고 있다.

사실 차가운 캔맥 하나 마시고 싶었는데 

따듯한 차로 대신하길 잘한 것 같다.

이렇게 따듯한 것들이 많은 곳에서 따듯하고 조용하게

올 해를 마무리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복된 일인가 말이다.

올해는 참 일이 많았다.

마음도 아팠고, 불안도 했고, 

행복하기도 했고, 속상하기도 했고, 자랑스럽기도 

자존감 떨어지기도 했다 

늘 언제나 어느 해나 그랬던 것처럼

좋기도 그렇지 않기도 했지만

그래도 좋은 일이 더 많았던 것 같아서 감사하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조금은 더 안정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냥 안정..

남편도 아이들도 그리고 나도,

엄마도 언니네도 동생네도 무탈하게 안정 

그랬으면 좋겠다.

더 아프지도 말고, 더 외롭지도 말고 더 힘들지도 말고

그냥 평온했으면 ...

환호할 만큼 행복하지 않아도 

두고두고 가슴에 새길만큼 기쁜 일 없어도

세상 다 가진 듯 행운들이 비처럼 내리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안정과 평온 그랬으면 좋겠다.

그냥 지금처럼 이렇게 고요히 조금은 심심한 듯

그렇게 살고 싶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올해 가장 감사한 사람은

남편이다.

미안한 사람도 남편이고 

부실한... 

마누라 덕분에 혼자 고생하고 있어도 이렇다 저렇다 탓하지 않고

묵묵히 한결같이 거기 있어 주는 갑자기 철이 너무 많이 들어 버린

남편이 감사하고 미안하고 또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남편을 저만치 단단한 사람을 만들기 위해 세상은 참 많이도

남편을 단련시켰을 것이다.

그것이 다름 아닌 나, 아이들 이였다는 사실이

묵직한 가슴 아림으로 다가온다.

건강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술.. 적당히 조절해 가면서 건강하게

든든하게 그렇게 지금처럼 늘 기댈 수 있는 사람이어서 감사하다.

아이들도 물론 감사하고 고맙다.

각자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을 보면

그저 그냥 뿌듯하고 마음 따듯해진다.

엄마 만족이 아닌 스스로의 삶의 만족도를 올리면서

건강하게 안정적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울 엄마... 

엄마는 생각만 해도 애틋하다.

건강만 하셔, 

내가 더 열심히 전화할게 그리고 내 걱정 안 하게 하고 살게 

언니도 동생도 그렇게 늘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미안한 친구 하나..

너무 편해서, 가끔은 나 사는 게 귀찮아서..

소홀히 했던 친구..

그 친구도 

가볍게 통화하고, 가끔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날들이 머지않았으면 좋겠다.

너는 내어놓고

나는 조언이랍시고 중얼거리는 거 그거 말고

너도 내놓고

나도 내놓고..

그냥 그렇게 가볍게 좋은 인연으로 인생 후반 부 따듯하게

어우러져 살았으면 싶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간다.

사실.. 여느 날보다 더 게으르게

더 늘어져서 더 여유 부리는 하루였다.

점심 약속도, 영화 보자는 것도 모두 다음으로 연기하고

집에서 늘어질 만큼 늘어지고 있었다.

내일 새해 새날 새로운 출발은 좀 더 기운차게

활발하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속 쓰림에 좋다는 건강보조식품을 주문하는 걸로 

올해 돈 쓰는 일도 마무리했지만..

뭐 나쁘지 않다. 속 쓰림 정도야 뭐 그까짓 거 아무것도 아니잖아.

내일은 엄마한테 다녀 올 생각이다.

올 한 해 한 달 한달

하루하루에 감사하다.

지금 여기 끝자락에 와서 생각해 보니 

그래.. 감사하다...로 마무리 할 수 있어 좋다.

감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2023년 끝~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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