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명종 시계소리가 똑딱 거리는데
창밖 가로등불고은 요하다.
어제 내린 비가 가을을 성큼 깊어지게 만들어 낼 줄
알았는데 오늘은 제법 포근했다.
산책하는 길에 걸쳐 입은 스웨터가 덥게 느껴져 들고 걸었다.
어제 상고머리가 된 멍뭉이가 추울까 봐 입혀 두었던
뜨개 옷도 벗겼다.
오후 세 시 반의 햇살은 참 포근하고 너그럽게 느껴졌다.
남편이 인플란트를 하려고 치아 발치를 했다.
흔들릴 때 서둘러 가라고 몇 번을 이야기했었는데
한가한 날 가겠다고 미루더니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이
발치를 했다.
한동안 고생이겠구나 싶다.
작년까지 엄마가 대학병원 치과에 다녔던 일이 생각이 났다.
엄마는 연세가 있으셔서 제법 오랜 시간을 다녔었는데
그래도 요즘은 많이 불편하다고 안 하시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그제 저녁부터 시작한 그림 그리기...
뒷목이 뻣뻣하도록 열심히 하고 있는데...
덧칠해야 할 것 같다. 특히 오늘 칠했던 부분들은 더..
수채화 물감도 아닌데 얇게 칠해진 부분이 마치 이색이 난 듯
달라 보인다.
역시 소질이 없는가 보다 그림에는..
정해진 대로 색만 칠하면 되는데
물감마다 농도가 조금 다른 느낌이다.
어떤 색은 부드럽게 잘 칠해지는 가 하면
또 어떤 색은 뻑뻑해서 붓이 잘 나가질 않는다
그리고 어떤 색은 붓에 물이 묻은 양
얇게 펴 발라지는 느낌이기도 하다.
원래 기술 없는 넘이 연장 탓 한다고 하더니
내가 그런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급할 것도 신경 쓸 것도 없고
물감도 넉넉하니
덧칠할 부분 조금 더 덧칠해 볼 생각이다.
물감하고 붓 잡아 본 지가 언제 적 일이야.
아마도 고등학교 때 이후로는 처음인 것 같다.
아... 벽지 바를 때 풀칠해 본 적 있기는 하다.
한동안 이웃 언니네서 도배 일 배운다고 풀칠부터 배웠던
기억도 있기는 하다.
그 붓하고 그림 붓하고는 물론 다르지만..
그리고..
그네며 야외용 목재 탁자에 오일스테인을 바르기도
했지.
그것도 이 아주 작은 붓하고는 비교할 것이 아니기는 하지..
오히려 립스틱이나 아이펜슬. 쓰던 시절이 더 가깝겠다
그려지는 게 재미있기는 하다.
근데 저녁 먹고 시작했으니...
저녁에 세 시간 정도 칠한 것 같다.
고도의 집중력..
잡념이 안 들어서 좋다.
오디오북은 그래도 쏙쏙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사실 뜨개질은 하면서도 자꾸 잡념이 들고..이명도 들고
여기저기 신경 쓰여서 편하기도 하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지 않으니
뭔가 헐렁한 느낌이 있는데
이렇게 정말 집중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도
괜찮네...
씻고 자야지..
내일 아침에 또 골골거리지 않으려면 푹 잘 자야 한다.
아침이 좀 상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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