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김장2일차

그냥. . 2024. 11. 17. 22:49

언니가 엄마네 마루에 깔아놓은 매트

 

날이 김장하기 딱 좋게 쌀쌀해졌다.

날은 흐리고 바람은 오락가락..

절대로 가만히 계셔도 되실 연세의 엄마들이

주축이 되는 김장..

어제 절여 놓은 배추를 점심때쯤 씻었다.

동네 아주머니 두 분이 오시고

언니가 야간 일 끝내고 와서 합세 한가운데 

엄마랑 나랑 다섯이서 씻으니 그 많던 배추가 

세 군데  물속을 거쳐 나오니 뽀사시한 배춧잎이

야들야들해져서는 체반 위에 차곡차곡 쌓였다.

언니랑 나랑은

주방에서 야채 썰고 청각 다지고

배랑 무랑 양파, 믹서에 갈고~

생강 다지고..

엄마는 밖에서 다싯물에 젓갈 달인 물에

미리 갈아놓은 마늘넣고

고춧가루 풀어놓으시고..

그렇게 하루 해가 다 갈 둥 말똥 할 때까지

즐겁게 움직였다.

언니 아이디어로 

언니가 벨크로랑 조각 매트 사 오고

내가 뽁뽁이 주문해 놓은 거

창틀과 두터운 뽁뽁이에 벨크로 붙여 마루 창에

찬 바람 막는 작업을 깜깜해질 때까지 했다.

엄마는 뭐 하려 하냐 하면서도

좋으신 모양이다.

이렇다 저렇다 잔소리를 늘어놓지 않으시는 것이..

저녁 늦게 엄마가 챙겨주는 밥 먹고..

바쁜 하루가 선물한 달짝지근한 잠에 빠져 들었다.

참 좋은 날이었다.

오늘 나 집에 와서 정리할 때 

언니 혼자 엄마네 마루에 깔아놓은 조각매트가

그럴싸하다.

울엄마 

이제 추워져도 걱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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