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김장하기 딱 좋게 쌀쌀해졌다.
날은 흐리고 바람은 오락가락..
절대로 가만히 계셔도 되실 연세의 엄마들이
주축이 되는 김장..
어제 절여 놓은 배추를 점심때쯤 씻었다.
동네 아주머니 두 분이 오시고
언니가 야간 일 끝내고 와서 합세 한가운데
엄마랑 나랑 다섯이서 씻으니 그 많던 배추가
세 군데 물속을 거쳐 나오니 뽀사시한 배춧잎이
야들야들해져서는 체반 위에 차곡차곡 쌓였다.
언니랑 나랑은
주방에서 야채 썰고 청각 다지고
배랑 무랑 양파, 믹서에 갈고~
생강 다지고..
엄마는 밖에서 다싯물에 젓갈 달인 물에
미리 갈아놓은 마늘넣고
고춧가루 풀어놓으시고..
그렇게 하루 해가 다 갈 둥 말똥 할 때까지
즐겁게 움직였다.
언니 아이디어로
언니가 벨크로랑 조각 매트 사 오고
내가 뽁뽁이 주문해 놓은 거
창틀과 두터운 뽁뽁이에 벨크로 붙여 마루 창에
찬 바람 막는 작업을 깜깜해질 때까지 했다.
엄마는 뭐 하려 하냐 하면서도
좋으신 모양이다.
이렇다 저렇다 잔소리를 늘어놓지 않으시는 것이..
저녁 늦게 엄마가 챙겨주는 밥 먹고..
바쁜 하루가 선물한 달짝지근한 잠에 빠져 들었다.
참 좋은 날이었다.
오늘 나 집에 와서 정리할 때
언니 혼자 엄마네 마루에 깔아놓은 조각매트가
그럴싸하다.
울엄마
이제 추워져도 걱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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