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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간다.

밤은 자꾸 깊어가는데 생각은 많다.생각이 많다고 그것이 자양분이 되는 것들은 또 아닌 것 같다.집안이 조용하다.분주한 건 작은 어항 속의 구피 여섯 마리제 세상을 만난듯 바삐 움직인다.여섯 마리가 살기에도 좁은 어항인지 물이 며칠이면 탁해진다. 그럼에도 저렇게 바삐 움직이는 걸 보면저 아이들도 참 무던한 것 같기도 하다.생각 안 했는데 내일 엄마네 가기 전에 물을 갈아주고 가면 좋을 것 같다. 언니 가져다 주려고 뜨개옷을 다섯 개 정도 담아 두었다.좋아할지는 모르겠는데...ㅎ너무 많은가..하나쯤 뺄까?나는 집에 있는 사람이고 언니느 늘 출퇴근하는 사람이니 나보다 더많은 옷들이 필요하겠지.남편도 많이 가져다 주라 한다. 너무 많다는 거지...내가 봐도 많기는 하다.장사해도 되겠다 싶을만치 쌓여가는 뜨개옷들..

자정이 넘었네

작은아이가 집에 왔다.피곤하다며 불 끄고 가라던 아들 넘이나 나와 거실에서 일기 쓰는 줄도 모르고 여자 친구와 통화 중이시다. ㅎ..늦은 시간이기는 했지만..내가 눈치가 없었던 건가...건가 가 아니라 없었네..진작에 아들에게 저만의 시간을 주었어야 하는데...저리도 좋을까?참 좋은 시절 이기는 하다.  나도 졸리네.요즘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날이 많은데오늘은 잘 잘 수도 있을 것 같다.아............어느새 날짜가 바뀌었네..시간은 변함도 쉼도 없이 잘도 흘러간다.가끔은 무섭고 가끔은 야속하지만또 많이 많이 고맙기도 하다.흘러가는 시간 속에오늘 하루는 어쩌면 기억에도 남아 있지 않을지도....그렇지만 오늘 또한 무사히 잘 지나가고 있음에 감사하다.

날이 너무 좋아서

내가 유리 멘탈의 소유자라는 것을 요즘 절절히 깨닫고 있다.뭔가 쫌 불편하면 일기쓰는 시간을 건너뛰기 하는버릇이 생기려고도 한다.예전에는 일기가 나를 다독이고 위로하고 일으켜 세우는데큰 도움이 되었었는데지금은 그때만큼은 아닌것 같다. 아침에 요가하러 가는데 날이 너무 좋더라고기분이 마악 좋아지는 거야 이 좋으니까..오래간만에 반짝이는 햇살이 마치그동안 추위에 수고했다고 세상모든 것들을 어루만져 주는 것 같았잖아.그래서 기분이 너무 좋았는데오후에는 또 흐리더라고..바람도 불고 날이 흐리니까 춥더라고.그래 그렇지 봄이 그렇게 쉽게 올리가 없는데 말이다.그래도 다음 주면 아버지 기일이니 봄은 금방 오겠지.아버지 모셔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보았던 목련..그래서 나는 목련이 참 특별해....하얀 목련이 피는 날이..

집안이

집안이티브이 소리로 쿵쾅 거리는 날은내 컨디션이 아주 좋거나남편과 삐그덕 거리거나습관적으로 소리를 키우는 남편과그 소리의 크기만큼 고슴도치가 되어가는 나모르는 걸까 모르는 척 하는걸까못느끼는 것이겠이소리가 크다는 것을엇저녁뒷정리를 하고 들어 와 보니남편이 등을 돌리고 졸고 있다옆에 앉으며 테레비 돌려도 돼,? 하니그러란다채널 돌리고 있는데 멍뭉이가 뭔가 찾는데 없으니 끙끙 거리며 남편 베개를 긁어댄다뭐 찾아 ? 거기 암것도 없어 하며 살짝 베개 귀퉁이 들어 보여줘도 끙끙이불 이쪽 저쪽을 들추어 봐도 보이지 않는 멍뭉이 애착인형몇 번 이불이 들추어지니 뭐라하는 남편미안 멍뭉이가 뭘 찾아서 했더니코 좀 그만 먹어라 듣기싫어 죽겠네 하는데 서운함이 폭발했다자기는 감기 걸렸을 때 안 그랬어! 알았어 미안해 나갈..

빗소리가 듣기 좋은 밤이다.

괜히 답답한 밤초저녁에 내리던 비가 아직 내리고 있을까 싶어현관문을 열고 나갔다.빗소리 보다 먼저 다가오는 바람, 비 묻은 바람..우와 바람도 부네...잠깐 의자에 앉았다가 낮에 널어놓은 처마 밑에 빨래가생각이 났다.이 바람과 이 빗소리면 다시 젖겠구나 싶어 걷어 들이는데 무겁다... 한쪽 팔에 차곡 차곡 걷어 올린 아쉽게 마른빨래의 무게에 당황하며 어찌 어찌 현관문 안으로 들어왔다.건조기에 밀어 넣어놓고..건조기 일 시켜 놓았으니 금방 뽀송해지겠지...다시 현관 밖에 나가 앉아 있는데 시원하긴 하다.속이 뻥 뚫리는 시원함..은 잠시 춥다.감기 기운에 콧물 찍~ 만 아니면 그래도 계속 앉아 있고 싶은유혹을 떨쳐 버리고 오랜만에 골방에 들어  와 앉았다.창문 열어놓으니 바람은 느껴지지 않고아쉬운 데로 빗소..

흐린날

비가 내린다더니 비는 내리지 않고 날만 흐렸다.이 집에서 배달음식이라고는 중화요리 시켜 먹는게다였다.그것도 아주아주 오래전에..며칠 전부터 배달어플에 쿠폰이 만료된다는 알림이 자꾸 떠서작은아이 뭐 하나 시켜줄까..했더니 괜찮다 해서우리집도 되나 싶어 주문 해 봤더니 된다네~ ㅎ많이 걸리겠지. 했는데 십팔분만에 도착했다.우와..이 시골에서도 이런 배달 속도라니...너무너무 신기했다.한식 도시락..남편이랑 둘이 앉아 배 불리 먹었다.너무 신기하더라고 나는 편하고 좋다고 말하고남편은 좀 비싼 거 아니냐고 말하고..나중에 아프면 죽도 시켜 먹어도 되겠네..라고 나 아플 때~치킨도 시켜 먹어도 되겠어..싶었다.이런 시골에 이런 배달 주문이 가능하다니 신기하다.어쨋건 맛있게 먹었다.

비가 내리는 밤

낮에 전해들은 비소식이 궁금해 창을 여니금방 내리기 시작한 빗물이 가로등불에 작은별이된. 듯 반짝인다간만에 반가운 비다이 깊은 밤 내리는 비에도 계절이 바뀌어 가고 있음이 느껴진다더 반가운 느낌이다아침에 운동하러 갔다가 주차장에서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봄까치 꽃보다 더 반가웠던 사람마음의 거리가 20년은 된 것 같다실질적인 거리는 차로 십분?아니 오분어쩌면 그렇게 한 번을 우연히도 볼 수 없었을까삼십대에 어울어져 살다가어찌어찌 그 그룹에서 우리 부부만 빠져. 나오면서 그렇게 됐었는데그렇다고 이렇게 못 만나고 살게 될 줄은 몰랐다또 그냥 흘러가게 두느냐 안부 묻고 사느냐는 내 하기에 달렸다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