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06

나.

그냥. . 2006. 1. 16. 14:22

미명이 밝아오기 시작할때까지....한잠도 들지 못하고 해맨다.

남편이 늦게 올것같은 예감이 들어서..

일찍 자려고 마신 포도주 한잔이

정신을 더 말똥하게 만드는거 같았다.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텔레비젼을 껏다가 켰다가를 반복하며..

어찌든 잠들어 볼려고 발버둥을 치면 칠수룩

정신은 서울도 갔다가 친구도 만났다가..스케이트 타러도

갔다가..바쁘다..

피곤한데...

속좁은 여자인가 보다 나도 어쩔수 없이..

누가 들으면..정말 속좁다고 흉잡을지 모르지만..

뭐..내 맘 털어놓는 일기장이니까..걍 편하게 쓰려고 한다.

난 동서를 참 좋아한다.

동서라기보다는..어찌보면 친구같고, 동생같고 그런다.

물론 동서가 사람이 좋고, 성격이 나하고 많이 비슷하니까...

근데...그 좋아하는 동서가 사는것이 질투날때가 가끔 아니

자주 있다.

우선 보여지는 큰며느리와 작은며느리로 살아가는 차이에서

오는  부러움같은건..이제 별루 없다.

근데..

서른여섯의 동서는..서른다섯 보통 아줌마들처럼...

그렇게 평범하게 산다. 시동생이 벌어다주는 걸로

쪼게어 아이들 학원도 보내고 살림도 늘려가고..

보면..옷하나도 제대로된거 안 사 입는 알뜰이이다.

내가 부러운건...

그냥...삶의 흐름이랄까..자연스러운 흐름...여유

나이에 걸맞는 흐름이나 여유같은것이....넘 부럽다.

난..아직...내 나이를 거울볼때만 느끼고 살려고 애쓴다.

살아온 날들을 생각하면...넘 우울해지니까..

자세히 들여다보기를 두려워 한다.

그렇다고 울 남편하고 사이가 안좋은것도 아니다.

오히려..동서네보다도 좋은거 같을때도 있다.

근데..자연스럽게..흐르는듯한 동서가..아니 대부분의 많은 여자들이

좋아보인다.

어제 하루만 봐도...

어쩌다 한번 며느리가 다른사람하고도 아니고, 조카들과동서

데리고 외출했는데도...수시로 전화해서 불편하게 만드는데..

동서는..마냥 즐겁다.

몸은 밖에 나와 있어도 안에서 자꾸 콜을 하는 바람에..

난...종일 불안했는데...

포기할수도 없지만..포기해서도 안되는

큰며느리의 비애인가....

사실은 그것보다 더 마음이 우울했던건...

난...나이는 서른여덟이나 먹었는데...내가 할수 있는건

내게 주어진 권한이라는건....

내게 주어진 세상이라는건..말 그대로 너무...초라하게 느껴진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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