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06

스카프..

그냥. . 2006. 4. 3. 14:56

큰아이가 기술 가정시간에 나에 변화한 모습에

대한 수업을 한다며 아기적 사진과 최근 사진을

가져 오란다고 그런다.

어떤게 나을까...싶어서

앨범을 뒤적이다가 종종 봐도 별 다를게

없는 앨범을 뒤적이게 되었다.

벌써 오래전 동생 졸업식때 엄마랑 아버지랑 찍은

사진들...

참 많이 늙었구나...ㅋㅋ

4년전 사진속에 나는 지금보단 탱탱한 젊음이 묻어나

보인다.

사진속에서는 아버지도 엄마도 참 많이 행복해 보인다.

어...

그런데 이게 뭐야?

엄마 목을 두르고 있는 백화점표 스카프가..눈에 들어온다.

빠듯한 살림에 길거리표 내지는 시장옷만 고집하시는

엄마에게 작은엄마가 백회점에서 선물해 주셨다.

예쁜 옷 한벌과 스카프를...

생애 처음으로 입어 보셨음직한 백화점표가

엄마에게 정말 멋지게 잘 어울렸었는데..

그런데 그 중에 스카프가...

우리집에서 보자기로 쓰이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바보 멍충이...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거다.

언젠가..엄마 집에 갔을때..엄마가 이것저것 싸 주시면서.

보자기를 자식들이 다 물어갈줄만 알지 물어올줄을

몰라서 보자기가 귀하다며 그 스카프에

싸주시길래...극구 싫다고, 왜 선물 받은 이 좋은걸

보자기로 쓰느냐고..한참을 실갱이를 하다가..

엄마한테 저서 잘 보관해 두었다가 가져다

드려야지 했는데...

까마득히 잊은것이다.

아마...장롱속에 잘 넣어 두었다가 나도 모르게..

보는 안목이 부족하여 보자기인줄 알고...

이집도 큰집인지라..싸줄일이 많다보니..

그렇게 그렇게 되었던 것이다.

아~~속상해라...

이젠 망가져서...스카프로 쓸수도 없고...

물빨래에...질끈동여 매어서 이것저것 싸 날랐으니...

다리미로 열심히 다려봐도...

제 모양이 제 결이 살아 나질 않는다..

정말 속이 상하고, 그랬따.

걍...더이상 함부로 쓰여지는게 싫어..장롱 깊숙히

밀어 넣어 놨는데....

언제 엄마 모시고 가서 예쁜 스카프 한장 사 드려야

할거 같다.

작은엄마가 사주신거보다 더 좋은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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