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가 기술 가정시간에 나에 변화한 모습에
대한 수업을 한다며 아기적 사진과 최근 사진을
가져 오란다고 그런다.
어떤게 나을까...싶어서
앨범을 뒤적이다가 종종 봐도 별 다를게
없는 앨범을 뒤적이게 되었다.
벌써 오래전 동생 졸업식때 엄마랑 아버지랑 찍은
사진들...
참 많이 늙었구나...ㅋㅋ
4년전 사진속에 나는 지금보단 탱탱한 젊음이 묻어나
보인다.
사진속에서는 아버지도 엄마도 참 많이 행복해 보인다.
어...
그런데 이게 뭐야?
엄마 목을 두르고 있는 백화점표 스카프가..눈에 들어온다.
빠듯한 살림에 길거리표 내지는 시장옷만 고집하시는
엄마에게 작은엄마가 백회점에서 선물해 주셨다.
예쁜 옷 한벌과 스카프를...
생애 처음으로 입어 보셨음직한 백화점표가
엄마에게 정말 멋지게 잘 어울렸었는데..
그런데 그 중에 스카프가...
우리집에서 보자기로 쓰이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바보 멍충이...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거다.
언젠가..엄마 집에 갔을때..엄마가 이것저것 싸 주시면서.
보자기를 자식들이 다 물어갈줄만 알지 물어올줄을
몰라서 보자기가 귀하다며 그 스카프에
싸주시길래...극구 싫다고, 왜 선물 받은 이 좋은걸
보자기로 쓰느냐고..한참을 실갱이를 하다가..
엄마한테 저서 잘 보관해 두었다가 가져다
드려야지 했는데...
까마득히 잊은것이다.
아마...장롱속에 잘 넣어 두었다가 나도 모르게..
보는 안목이 부족하여 보자기인줄 알고...
이집도 큰집인지라..싸줄일이 많다보니..
그렇게 그렇게 되었던 것이다.
아~~속상해라...
이젠 망가져서...스카프로 쓸수도 없고...
물빨래에...질끈동여 매어서 이것저것 싸 날랐으니...
다리미로 열심히 다려봐도...
제 모양이 제 결이 살아 나질 않는다..
정말 속이 상하고, 그랬따.
걍...더이상 함부로 쓰여지는게 싫어..장롱 깊숙히
밀어 넣어 놨는데....
언제 엄마 모시고 가서 예쁜 스카프 한장 사 드려야
할거 같다.
작은엄마가 사주신거보다 더 좋은걸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