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06
며칠전 안방 벽장 정리를 하는데 아주 오래된
아버님 사진들이 나왔다.
말 그대로 그때 그시절...그 사진...
남편 말에 의하면 지금 살고있는
이 동네라고 하는데 어디에도 지금
모습을 찾아볼수 없는...
초가집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머니와
동네 아주머니들..
그래...울어머니가 항상 시어머닌
아니셨던게여...
고모하고 똑같은 모습의 어머니도
참 고우시다.
훤칠한키에 선글라스까지 끼신
울 아버님..어디를 가시나 다른
어르신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있으시다.
어~ 이게 뭐야.
눈에 번뜩 띄이는건..
아버님 입으신 남방...
인화 날짜를 보니..85년..
이게 뭔일이여~
지난 8월 한여름 아버님 모시고
가족사진 찍을때 입으신 그옷~
안그래도 옷이 맘에 걸렸었는데..
적어도 20년의 되었다는 이야기 아닌가...
그동안 옷을 안 사입으신건 아닌데..
왜 하필 마지막 가족사진 찍을때
그 옷을 입으셨는지..알수는 없지만..
마음이 싸아하니 안좋았다.
느을 검소하셨지만..
아프시기전 70이 가까워진 연세에도
청바지를 입으실줄 아는 멋쟁이였는데...
버리거나 태우는걸 그렇게도 싫어하셔서
어머니랑 종종 다투시더니..
옷장 깊숙히 있던 옷들은 내버려두고..
새로 산 옷들만...못입으신다고
없애버리신 모양이였다.
사진 찍는날도 속이 많이 상했는데..
남편의 표정이 어둡다.
이렇게 오래된 옷인줄 몰랐다고...
참~잘못했다고...
울 아버님..무엇을 위해서
그렇게도 지독하게 아끼고 모으셨을까..
그렇게 허망하게 아무것도 안들고
가실꺼면서...
아들이고, 며느리고, 이렇게 잊어가고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는데..
무엇을 위해...
그리도 지독하게 뻑뻑하게 사섰는지
죄송스런 마음의 빗물처럼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