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06

며칠전

그냥. . 2006. 11. 6. 11:22

며칠전 안방 벽장 정리를 하는데 아주 오래된
아버님 사진들이 나왔다.
말 그대로 그때 그시절...그 사진...
남편 말에 의하면 지금 살고있는
이 동네라고 하는데 어디에도 지금 
모습을 찾아볼수 없는...
초가집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머니와
동네 아주머니들..
그래...울어머니가 항상 시어머닌
아니셨던게여...
고모하고 똑같은 모습의  어머니도
참 고우시다.
훤칠한키에 선글라스까지 끼신
울 아버님..어디를 가시나 다른 
어르신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있으시다.
어~ 이게 뭐야.
눈에 번뜩 띄이는건..
아버님 입으신 남방...
인화 날짜를 보니..85년..
이게 뭔일이여~
지난 8월 한여름 아버님 모시고
가족사진 찍을때 입으신 그옷~
안그래도 옷이 맘에 걸렸었는데..
적어도 20년의 되었다는 이야기 아닌가...
그동안 옷을 안 사입으신건 아닌데..
왜 하필 마지막 가족사진 찍을때
그 옷을 입으셨는지..알수는 없지만..
마음이 싸아하니 안좋았다.
느을 검소하셨지만..
아프시기전 70이 가까워진 연세에도
청바지를 입으실줄 아는 멋쟁이였는데...
버리거나 태우는걸 그렇게도 싫어하셔서
어머니랑 종종 다투시더니..
옷장 깊숙히 있던 옷들은 내버려두고..
새로 산 옷들만...못입으신다고
없애버리신 모양이였다.
사진 찍는날도 속이 많이 상했는데..
남편의 표정이 어둡다.
이렇게 오래된 옷인줄 몰랐다고...
참~잘못했다고...
울 아버님..무엇을 위해서
그렇게도 지독하게 아끼고 모으셨을까..
그렇게 허망하게 아무것도 안들고
가실꺼면서...
아들이고, 며느리고, 이렇게 잊어가고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는데..
무엇을 위해...
그리도 지독하게 뻑뻑하게 사섰는지
죄송스런 마음의 빗물처럼 흐른다.

'지나간날들 > 2006'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당..  (0) 2006.11.08
산에 갔따가.  (0) 2006.11.07
비오는 날..  (0) 2006.11.06
바람.  (0) 2006.11.05
찬바람..  (0) 2006.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