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07

뜨개방에서

그냥. . 2007. 11. 19. 17:13


 
뜨개방에서 막네 동서를 만났다.

항상 밝고 당당한 모습으로

어느 자리에서나 자신의 자리는 확실히 만드는

능력있는 동서..

처음..그러니까 그 동서가 울집에 첨 인사하려

왔을때가 생각이 난다.

하얀 원피스에 하얀 모자..

허리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를

양 옆으로 땋아 내린..

마치 연예인을 보는듯 했다.

이뿌다, 좀..성격이 세겠네..

생각했던거 같다.

그러고 살아오면서 참..많이 다르구나

느꼈다.

막네가 보기엔 내가 얼마나 답답해 보였을까..

하는 생각이 그땐 몰랐는데

나중에사 들었다.

지고지순..ㅎㅎ 우스운 소리이고

고양이 앞에 쥐처럼 사는 내가

그때만해도 신세대 동서에겐 이해 안되는..

그러다 만만해 보였을지도...

암튼..둘째 같지 않게 부딪히는 일이 많았다.

은근히..

참 싫었다. 사실 그 동서만의 말투가..

자신감이...당당함이..

내겐 하늘인 아버님께도 할말은 다 하는..

그래서 오히려 조심하게 만드는 동서가..

난 싫었다.

이제 생각해 보니..내가 할수 없는것을 하는

동서가 부러웠던 면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고, 가끔은 당돌하기까지 한..

암튼..세월은 갔고,

나는 나이를 먹었고, 막네도 나이를 먹었다.

살면서 많이 부드러워진듯..보이는 동서와

좁아 터지기만 했던 나도 이젠..

좀 여유가 생기니

그냥 한 여자로 열심히 사는 그녀가 보인다.

참 열심히 산다.

사람 사귀는 일에도, 하루 하루 살아내는 일에도,

그녀 나름대로의 스타일로 최선을 다해 사는

모습이 좋아보인다.

가끔 배우기도 하고, 가끔..미운 생각이 불쑥

올라오기도 하지만..

그것도 그녀는 자기 나름 최선을 다하는거란

생각 든다.

한 사람으로, 그냥 한 여자로 볼수 있을 만큼의

거리를 두고 사람을 보니 이렇게 편해지는걸..

사람 맘이 참 간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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