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07

늙은..

그냥. . 2007. 11. 29. 14:02

        늙은 한 부모가 열 자식은 거두어도
        열 자식이 한 부모 거두기 힘들다는 말이
        사실이구나..싶다.
        사실 뭐 나도 잘하고 사는건 아니지만..
        시골에서 살다보니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다 내어주고 밑둥만 남은 나무처럼 사시는
        분들을 종종 본다.
        오늘...
        우리집 김장할때 오셔서 거들어 주셨던
        아주머니네 김장을 한다 그래서 도아들이려
        갔다.
        뭐 항상 어머니 일이였지만..
        오늘은 어머니가 안계시는 관계로..
        칠순을 훌쩍 넘기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모습은 아주 아주
        좋아 보이시는..
        나보다 더 건강해 보이시던 아주머니..
        널려있는 김장거리며..이런 저런 일거리들이
        여기저기 지친듯 흐트러져 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딸 며느리 다 담가 주셨던걸로
        기억하는데..
        이젠..자식들은 다 자기 알아서 담아 먹고.
        아주머님하고 아들하고 둘이 먹을..그러고
        며느리며 딸이 달라면 줘야 한다고 담그시는
        김장거리가 만만찮다.
        이제..김장 했는지 묻는 전화도 안온다고..
        그러게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감가주는 김치 가져다
        먹었으면..
        나이드시고 힘 빠졌으니 
        담아서 가져오던지..
        잠깐 짬내서 다녀가도 좋을거 같은데..
        다들..사는일이 바쁜터라..
        암튼...
        김장 해 줘야할 자식은 있는데..
        늙은 어머니 김치한통 담아줄 자식은
        없다는것이..쫌..씁쓸하단
        생각이 들었다.
        나도..며느리인데..싶으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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