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도 해본 사람이 한다고..
참 한심스럽고 바보같은 일이
오늘 있었다.
김장..해년마다 우리집 김치보다
여기저기 퍼가는 김치 양이 더 많은게
사실..
올해도 우리집 냉장고 채우고
이모님네 그리고 두 동서네 김치냉장고
채우느라 적잖은 김장을 했다.
그러고도 커다란 고무통으로 한통,
항아리에 두개..
좀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가져다 먹어~ 하면 둘째네고 막네네고
이모님네고 한달음에 달려올거 알지만..
언니네가 맘에 좀 걸렸었다.
항상 시댁이랑 엄마가 조금씩 담아서
보내 줬었는데
올해는..시댁에서 얻어다 먹기는 힘들거 같고
올케네도 김치 냉장고를 장만할꺼라는..
올케네 김치 채워주기만도 엄만
버거울거 같단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언니네 좀 보내 주라고한다.
으미..고마운거..
몇번 거절하는거 미안해서 그런거라면
괜찮다고 언니네 아님 다른사람
줄라 그랬다고 하닌 그럼
보내달라 해서
오늘..고무통에 있는 김치를 항아리에
옮기면서 박스 하나에 담았다.
항아리 한단지..
단감박스 한박스..그리고..통으로 한통..
잘 포장해서 내일 들어갈수 있게끔
주방 뒷 베란다에 살짝 숨겨 놓고..
점심을 먹고난뒤..잘 가시지도 않는
주방 뒷 베란다로 발길을 옮기시는거다.
동여메져있는 박스..
당연히 뭐라고 물어보는데..
얼결에..엄마가 보내준 고구마 박스라고
둘러댔다. 엄마가 보내주셨다고..
믿지 않는 눈치로 나가시고..
남편한테 걱정을 털어놓았다.
고구마 한두박스 사야겠다며..
마음은 콩닥콩닥 산으로 가고,
가슴은 벌렁벌렁..얼굴까지 화끈거리는
날 보며..
바보야...걱정마. 내가 알아서 할께..
한다.
첨으로...정말 난생 첨으로 김치 도둑좀
될려다가..간 떨어질뻔 했다.
몰라..남편이 어떻게든 하겠지.
남편뒤에 서서..하늘만 처다보련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