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07

아주..

그냥. . 2007. 12. 1. 19:34


      아주 오래전 양성종양이 생긴 손가락를
      수술하고 한달 가까이 물리치료를 받은적이 있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병실 창가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것 그것이 그땐 그렇게 지루하다거나..
      답답하다거나 하는 생각보다는..
      그저..삶의 짐을 한쪽으로 잠깐 내려 놓은거 같은..
      그런 기분이였다면 우스운가..
      암튼..그덕에 큰넘 걸음마 시작하는것도 못보고..
      ㅎㅎ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그 얘기를 할려
      한게 아닌데..
      통원 치료할 하러 다니는 일도 암튼..
      내게는 휴가 같은 기분으로 즐기는 날이 많았다.
      어느날인가..눈이 펑펑 쏟아지던날..
      엄마가 사주신 목부분에 털이 몽실몽실 달려있는
      웃옷을 입고 병원에 갔었다.
      그때..그런류의 옷들이 유행이였나...
      옆에 아주머니도..그 뒤..할머니도
      털이 있는 옷을 입고 오신거 같다.
      물리치료사 왈..이건 무슨털이에요?
      이건요? 전 무슨털로 된거 있는데...
      하며 자기 털자랑을 하는거다.
      그러다 문득..
      날 처다보며..이건 무슨털이에요?
      하는거다.
      머뭇거리는 내게..미안했는지..
      그냥 털이구나..하고 웃으며..털자랑을 하던..
      왜 갑자기 그때 생각이 났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엄마가 추위 많이 타는 딸을 위해 사주신
      거라고 자랑하지 못한게..
      이제와 못내 아쉬운 까닭은 무엇일까..
      시장 지나가다가..추워 추워하는 딸래미 생각나
      망설임 없이 사셨을 울엄마 마음에..
      미안하단 생각이 이제 드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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