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꽉 막혔다.
숨쉬기 놀이가 쉽지 않다는걸 절감한다.
머릿속에 산소가 부족한지 몽롱한 것이
개운치 않다.
추위에 두손 두발 다 들어 버리고
잔뜩 웅크린채 종종걸음으로 나간 마당엔
역시 어둠만큼이나 응큼한 찬 바람이 어슬렁 거리고 있다.
겨울 바람이 짓꿎건 말건
가로등 불빛이 또로록 고드름 끝으로 모여들건 말건
별빛은 곱기만 하다.
겨울 별빛이 더 곱게 느껴지는건
다가서기 두려울만치 짙은 어둠 때문이리라.
작은아이를 데리러 나가는 길..
집 앞쪽으로 나갈까..뒷쪽으라 나갈까..망설이다가
뒷쪽으로 핸들을 틀었다.
눈이 한번 쌓이면 봄은 되어야 맨땅을 볼수 있는..
느티나무 숲 그늘이 드리워진 그 길은 겨울내내
빙판이다.
요근래에 내린 눈이 꽁꽁 얼어붙어
가로등 불빛이 반짝 반사가 된다.
무섭다.
조심스럽다.
여기서 브레이크 한번 잘못 밟으면..
하는 두려움에 걸음걸이보다 더 천천히 기어가면서도
앞쪽보다는 뒷쪽을 택한건 ..
늘 다니던 쪽이라 편하다는것 때문..
이렇게 걸음걸이 속도로 움직이면서도 편하다
할수 있을지 모르지만..
난 아마도 큰넘 데리러 가는 길에도 그쪽 길로
나가지 않을까..싶다.
스스로도 참....이해하기 힘든 성향이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