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엄마.

그냥. . 2010. 1. 19. 22:06

하품을 늘어지게 해 가며 컴앞에 앉았다.

여기 저기 눈도장 찍고 돌아다니는데

내 잔소리에 어거지 공부를 하고 있는 막둥이넘이

뽀시락 빠시락 소리를 낸다.

'시끄러...'

한마디 하면 조용해졌다가  또다시

투두둑 두두둑...뭔가를 두드린다.

'아 시끄럽다니까...'

그럼 또 조용...

그러다 금새 또다시 툭! 툭! 툭...

'뭐야 아들~ 너 일부러 그러지. 엄마 신경 쓰이라고~'

'아니여 엄마. 엄마 근데 아직도 이명 있어.'

'그래. 그러니까 그런 소리 내지마'

'왜 치료 안해?'

'안된데'

'내가 학원 다닐때 한의원에서 봤는데 고칠수 있다고 하던데..'

'말이 그렇지 안된데. 원인 불명이라.'

'아하 그렇구나...'

.....

'엄마.'

'왜'

'이따가 형아 데릴러 갈때 음료수 하나만 사다 주라.'

'싫어.'

'왜에.'

'걍 집에 있는거 먹어.'

'아~ 탄산이 먹고 싶단 말야.'

'탄산 먹지만 몸에도 안좋아.'

'엄마도 먹잖어.'

'엄만 어쩌다 한번이지..'

'나두 어쩌다 한번이야..'

............

'엄마.'

'왜.'

'회 먹고 싶다.'

'그러게 아까 따라가지.'

'언제 또한번 가자.'

'어디 그렇게 움직이기가 쉽냐. 그러니 앞으로 어디 가잘땐

게으름 피우지 말고 따라 나서.'

..........

'엄마'

'왜에에'

'근데에 나 공신 보면 안돼?'

'어 안돼'

'왜에?'

'공부 안했잖어.'

'나만큼 공부 하는 사람도 없어.'

'얼마나 하는데. '

'학원 일찍 가서 공부 하잖어.'

'하이고 고것 쪼끔'

'엄마. 나 공신 보면 진짜루 안돼?'

'봐라 봐. 니가 이번 겨울이나 이렇게 한가하지 다음부터는

한가하겠냐?.

 

'엄마.'

'아이구~ 아들 엄마 일기 좀 쓰자.'

'한글자 쓸라고 하면 두번 부르니..어쩌라고. 뭐 어째?'

'아니야. 그냥..'

 

'엄마!'

'왜'

'중얼중얼 중얼....'

 

 

울 막둥이 열여섯..

하는짓은 꼭 여섯살 막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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