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집 부리며 버티고 있던 거무티티한 잔설에 녹아드는
빗줄기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얌전스럽게
먼저 내려와 고인 빗물 위로 노크를 하듯 동그라미를 그리며
하나 되는 빗방울을 바라보다가..
죽은듯, 죽어버린듯 침묵하고 있던 앵두나뭇가지에 화색이 돌게 하는
빗물을 바라보다가..한나절이 훌쩍 가버렸다.
주루룩..쏟아지며는..보슬보슬 내리며는...
좀 덜 젖어들텐데..
내리는듯 마는듯 보이는듯 보이지 않게
그렇게 비는 내리고...담장이 젖고,
감나무가 젖고, 고집쟁이 잔설들이 녹아든다.
이렇게 아무일 없는것 처럼 조용히
수많은것들이 계절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것은 아닌가...싶다.
날씨가 이상해서..
비오는 겨울이 뭐 그리 낯선 풍경도 아닌데
적응이 되지 않아서..한나절을 헤맸다.
커피한잔 마셔야지..
생각없이 컵 안에 믹스커피를 담는데
컵 바닥을 먼저 차지하고 있던 조금전에 내가 마시다 남은 찬물..
전자렌지에 돌릴까...하다가..끓인물 조금 더 넉넉하게
부어 마셨는데...괜찮다.
따끈한 정도의 커피가...괜찮다는것은....
봄이 멀지 않았다는 말도 되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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