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너무 좋은 날이다.
땅속 깊숙히 숨어 봄이 오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을
이름모를 풀씨들이 간질거리는 햇살에 봄인줄
착각하고 뽀쪽 하고 얼굴을 내밀것만 같은 햇살..
그래도 바람은 오싹하리 만치 쌀쌀하지만 그 쌀쌀함이 싫치 않다.
흐믈거리며 늘어지고 싶은 마음을 곧추 세워주는것 같아 반갑다.
점심때 남편이 집들이 하는데 잠깐 다녀 왔다면서 인절미를
던져주고 나갔다.
작은넘이랑 나랑 둘이 앉아 몇개 야곰 야곰 집어 먹었다.
그리고 얼마 안있어 학원 가야 하는 막둥이 때문에 점심을 먹었는데
딱 두숟가락 정도 남았을적에 갑자기 먹고 싶지 않다..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만큼 남았는데..
이걸 어째. 두렁이 주기도 적고..
망설이다가 꾸역꾸역 밀어 넣었다.
두숟가락쯤이야 더 먹어도 덜먹어도 뭐 별로 상관없는 숫자
아닌가...싶었는디..
점심 먹은지 두시간도 넘었구만..
더부룩 답답..
간만에 먹은 인절미 때문인지 변덕쟁이 내 위장이 먹기 싫타는데
모르는척 밀어 넣었다고 꼬장을 부리는건지...
하품만 나오고 어깨가 무너질라 그런다.
분명....내 위장이 삐진거야.
속이라곤 좁아 터진 밥통이거든.
암튼 내 위장은 비싸다.
커피 한잔 더 마셔볼까?
매실을 한잔 마셔볼까...
아마 난..
그냥 답답한채로 견디고 말겠지. 이러다 괜찮겠지. 하면서 말야.
미련하고 참 답답하다.
소화제 한알 털어 넣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