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멋진 울엄마~

그냥. . 2010. 2. 4. 20:52

'엄마, 태린이 돌사진 잘나왔더라.'

지난번 친정에 가서 엄마랑 조카 이야기를 했다.

'그냐. 이뿌게 나왔쟈~'

'어. 엄마 지난번에 엄마 아들 내려왔을적에 돌사진

안가져 왔던가?'

'어. 잊어먹고 안가져 왔드랑게 설때 가져 온다고 했어야~.'

'긍게. 진짜루 이뿌게 나왔어. 수민이하고는 또 다르드라구'

'긍게 말이다. 기집애라 오목 조목 더 이뿌게 생겼쟈~'

'어. 엄마. 엄마도 볼수 있으면 좋은데...나도 컴터 들어가서

봤거든.'

'야야..엄마가 노인대학 같은데 다니면 컴푸터 배울 수 있겠냐?'

'왜. 배우고 싶어?'

'배워볼까..싶은 마음이 한번씩 생기더라.'

'근데 엄마 애기들 사진 볼라고 컴푸터 배워? 그리고 컴퓨터가

얼마나 하는데..'

'사진도 보고, 편지 같은것도 쓸수 있담서.'

'어. 그렇긴 하지. '

'엄마가 나이가 너무 많어서 어렵것쟈.'

'아녀 엄마. 세탁기만 쓸줄 알면 컴퓨터도 할수 있어.'

'그럴까.'

'그럼.. 몰라서 그렇지 그거 알면 암것도 아녀. 엄마'

'긍게. 핸드폰 문자 보내는것처럼 배우면 될것도 같기도 하고.'

'충분해 엄마. '

 

울엄마 멋있지 않은가..

놀랬다.

엄마가 컴퓨터에 관심이 있다는것에.

가끔 조카들 이야기를 하면서 컴퓨터 안에 들어가서

커가는 모습들 본다는 이야기는 몇번 했었는데

그것이 그냥 젊은 사람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쯤으로

생각하지 않고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울엄마 멋지다.

엄만 올해 예순일곱..

2~3년전 친정에 갔을적에 문자 보내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그래서 일러 드렸더니 종종 엄마 문자를 받는

행복을 자식들에게 준다.

엄마가 문자 보내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엄마가 자랑스럽게 멋있어 보였는데 쉽지 않으시겠지만

컴퓨터를 한번쯤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다는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역시 울엄마 최고다 싶다.

다음에 가면 진지하게 한번 물어봐야겠다.

진짜루 배우고 싶으냐고..

그렇다..하시면 언니 동생에게 이야기 해서 컴퓨터 한대

들여놔 줄까..싶다.

봄이 오면 누구보다도 바쁜 날들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한동안 생각도 못하실지 모르지만..

엄마한테 메일 받는 상상.....

ㅎㅎㅎ

그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하네.

'지나간날들 >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이렇게..  (0) 2010.02.05
기억이라는것..  (0) 2010.02.04
엇저녁..  (0) 2010.02.04
열한시 반..  (0) 2010.02.03
아들넘은..  (0) 2010.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