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저녁 열두시 넘어 학원에서 돌아오는 큰넘
'춥지. 피곤하겠다.'
'어. 무자게 추워 엄마. '
'우유라도 한잔 줄까?'
'어. 엄마, 내일 모레 우리 학교 좀 시끄러울것 같어.'
'왜?'
'1학년 180명이 야자 토껴 버렸거든.'
'어? 뭔말이야. 그게'
'어 내일 졸업식이고 모레 종업식이잖어. 이번이
기회다 싶었는지 1학년 애들 180명이나 야자 도망가 버렀어.
그래서 난리 났어. 엄마.'
'뭔일이다냐. 그러게 오늘 같은날 야자 안하고 보내주면
좋으련마..'
'긍게. 건의 했었나봐. 오늘은 좀 일찍 끝내달라고.
근데 안먹혀~'
'그래서 어떻게 됬는데'
'어. 퇴근했던 담임 선생님들 다시 학교로 나오고
100명 정도한테 일일히 집에 전화 해서 집에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그중 20명은 다시 나왔어.'
'그러게 좀 시끄럽겠네. 너희반은 어때?'
'우리반 애들은 다 도망하고 아홉명 남았었어.'
'너도 야자 안하고 집에 오고 싶었겠네.'
'어 안그래도 야자 1교시 끝나고 8시 반도 도망 나오려고
그랬는데 1교시때 난리가 났거든. 도망 안간게
얼마나 다행인가..싶더라구.'
'긍게 말이다. 너도 오늘 학원 보강 아니였으면 토꼈지?'
'아마 그랬을꺼여. 학원 보강이 나 살렸당게.'
'선생님들은 어떤데'
'난리가 났지. 아마 그냥 넘어가지 않을것 같은데...'
'근데 2학년들은 가만 있는데 겁없이 1학년넘들이 그랬다냐.'
'긍게. 2학년들은 그 뒷일이 어떻게 될지 알고 있었나부지..'
한참 아들넘과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아이들 마음이 이해가 가는 면도 있었다.
내일이 졸업식 있고, 모레 종업식이면 하루쯤은 야자 빼주면
얼마나 좋아...싶은 생각..
학교가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학원 보강덕에 학교에 남아 있을수 있었던 아들넘이
얼마나 다행인가...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