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그제 골방에서 나온 쓰레기들을
마당 구석에 앉아 태웠다.
어둠보다 더 짙은 어둠으로 피어 오르는
연기가
밤하늘 어둠속에 동화되어 하나 되고...
캐캐한 연기 때문인지
숨어버린 별빛이 못내 아쉬운 밤..
두렁이 옆에 불꽃을 살피고 앉았는데
간만에 다정히 옆자리 지켜주는 내가
고맙고 반가운지 온갖 애교에 작렬하는 살인미소..
불꽃이 춤을 추듯 피어 오르면
멀찌감치 떨어져 불꽃 한번 바라보다가
집주인여자 한번 바라보다가..
불꽃이 어느정도 잦아들면
후다다다닥 다가와 놀아달라 봐달라 팔짝 뛰고
뱅그르르 돌고 난리다.
발장난 손장난에 헤헤헤 웃음이 절로 난다.
애완견 한마리 키우고 잡다고 심심하면 한번씩
남편에게 조르는데..
우리집 남자는 두렁이 하나면 그만이라고
들은척도 안한다.
자꾸 틈틈히 졸랐더니 10년 있다가 키우라는 말이
떨어지긴 했는데..
몇번 더 조르면 한 5년쯤으로 앞당겨지지 않을까..싶다.
두렁인 두렁이대로 이뿌고,
쬐그만한 강아지 한마리 키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