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다가오면
차례음식 걱정보다는 가족들 챙겨 먹일
밥 반찬이 더 신경이 쓰인다.
여느 맏며느리들 처럼 잘먹고, 잘 만드는
솜씨를 타고 났으면 얼마나 얼마나 좋을까마는..
나는..
그닥 생긴거 부터가 먹을꺼 하고는 넘이게 생겼다.
내가 잘 먹어야 이것 저것 잘 만들어 낼텐데..
고작 할줄 아는거라고는 몇가지 정해져 있어서
늘.. 가족들이 모이면 신경 쓰인다.
우선 큰거는 정해 놨는데 밥상에 올라갈 밑반찬들...
대식구는 아니여도 아이들이 일곱,
어른이 열한분.. 그들의 식사를 책임져야 하는것이다.
명절음식이야 뭐 늘 하던대로 전 부치고, 탕 만들고,
정해져 있으니 오히려 걱정 없는데...
뭘 하나..
잡채를 좀 해볼까?
아니야 잡채는 한끼는 괜찮은데 몇끼를 먹어야는데..안돼.
그럼..뭘 하나.
우선 도토리묵물 얼려 놓은걸로 묵 끓이고..
텃밭에 도라지 캐서 초장 넣도 새콤달콤하고 무치고..
어...브로콜리나 좀 사서 삶아 놓을까?
굴비 좀 굽고.. 또...나물 몇가지 무치고..
그리고..........
내 머릿속엔 늘 해오던것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구나..
싶어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북어채 양념 볶음..
오늘 만들었다. 의외로 쉽고 맛도 괜찮네.
다시마 튀각..이건 별루야. 내 입맛엔 안맞어.
내가 뭘 잘못 했나~ 싶지만 방법이 없다.
휴~
동서들은
내 이런 걱정들 알까..
열 일곱번의 추석이 지나고,
열 여섯번의 설이 지나고, 그보다 훤씬 많은 숫자의
제사들이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어렵다.
문화센터에 한식 강좌나 들어볼까...싶다가도
별 흥미를 못느끼는 나를 보면
맏며느리 자격 없다.
하나님은 왜 내게..
맞지도 않는 맏며느리라는 옷을 입히셨을까 몰라~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