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점심시간에..

그냥. . 2010. 2. 18. 20:05

점심시간에 집에 들어오지 못할것 같아서

나가기 전에 막둥이넘한테 일렀다.

꼭 점심 챙겨 먹으라고~

한시반쯤 전화가 왔다 막둥이 한테

'엄마 왜 안와?' 하고,

'어 엄마 늦을것 같아. 점심 먹었냐?'

'아니 아직~'

'챙겨 먹어. 알았지.'

하고 전화를 끊었다.

4시가 다 되는 시간 집에 들어왔다.

'아들~ 점심 먹었어?'

'내가 먹었겠어?'

'미쳐. 엄마가 먹으라고 몇번이나 이야기 했냐 안했냐.'

화가 버럭 났다.

'먹으라 했어.'

'근데 왜 안 먹었냐'

'그러게..'

'엄마 지금 바로 또 나가봐야 하거든. 니가 알아서 먹든지 말든지

해라. 어. 그렇게 밥을 안 챙겨 먹음서 무슨 키가 크네 안크네 그래.

그런 말 할 자격 없어.'

'귤 많이 먹었는데..'

'귤은 귤이고.'

'이넘아 떼가 되면 밥을 먹어야지. 그러니 맨날 그렇게 약해 빠져서

멀미하고 그러지. 보약 먹으면 뭐하냐. 밥을 그따구로 먹는데.'

'............'

'그래도 가만 앉아 있냐? 얼른 안 먹을래!'

소리를 빽 지르니 그때서야 주방으로 들어간다.

누가....내아들 아니랄까봐...

먹는것에 그렇게 소극적인지 모르겠다.

챙겨주면 먹고, 안챙겨주면....안먹고,

배도 안고픈가 부다. 아직 어린지 군것질거리만 좋아하고..

아침도 먹어라 먹어라 사정해야 먹인 폭폭할 노릇이다.

큰넘은 밥 하나는 잘 먹는데

막둥이넘은..

챙겨주면 그런대로 먹는대 게을러서 그런지

알아서 먹으라 하면 늘 이런 식으로 속을 썩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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