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적인지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
친정 큰아버지에게 명절때마다 자그마한 봉투를
드리기 시작한것이..
그냥 남편이 지나가는 말로 선물보다는 혼자 계시는데
용돈이 더 좋을것 같다고 해서 드리기 시작했었다.
그렇게 오만원씩 봉투를 드리면 큰아버지는 늘 부담스러워 하시며
내 어렸던 아이들에게 거금 만원씩을 용돈으로 주시곤 하셨다.
그렇게 해서 사실 우리가 드린 용돈의 거의 절반정도는
다시 아이들 주머니를 두둑히 해 주었었다.
오랫동안 건강하실것 같았던 큰아버지가 그렇게
돌아가시고...
우린..그냥 잃어버리고 살았다.
벌써 몇년인가.
울 아버지 돌아가신지가 올해로 만 만 7년이니 큰아버지는
여덟번째 기일이 돌아오고 있다.
사이 좋으셨던 분이셔서 그런지 일년하고 딱 일주일을 더 사시고
아버지가 따라 가셨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올케 언니랑 오빠가 어버이날이고, 명절이고 엄마를 챙긴다는걸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챙기시긴 하셨지만..
꼬옥 정성이 가득 담긴 봉투가 함께 온다는...
첨엔 엄마가 부담스러워서 몇번이고 사양을 하셨다지만..
언니나 오빠나...작은어머니를 어머니처럼 생각한다며
잊지 않고 챙기시는것이다.
엄마가 잘 하긴 한다.
엄마 동네에 있는 오빠네 벼논에 물도 봐 주시고,
병충해도 살펴 주시고 하시고,
늘..오빠네가 동네에 오면 그냥 보내지 않고
김치 한가지에라도 밥은 꼭 먹여 보내는거 알긴 하지만...
가까이서
우리보다 엄마를 더 챙겨주는 큰집 언니 오빠가 너무 고맙기도..
생각없이 큰아버지한테 몇번 드리지도 않은 봉투가
이렇게 크게 돌아올줄은 미쳐 몰랐어서 좀 미안한 마음도 든다.
물론 꼭 그것 때문에 언니네가 엄마를 챙긴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문득 그렇게 연결지어 생각이 났을 뿐이다.
올케언니는..
늘 밝다.
늘..목소리 톤도 높고,
엄마가 뭐 줄까..하면 절대로 사양하는 법이 없다.
가만 보면 그것이 엄마 흥을 돋구는 일이라는걸 언니는
알고 있는것이다.
나는..
미안해서..
아니 됬어. 있어, 엄마나 아껴서 써...하는데
큰집 올케언니는 늘~ 네. 주세요. 작은어머니~ 한다.
그럼 엄마는 신이나서
뭐 더 줄게 없나 살핀다.
가만 보면..
딸인 나보다 질부인 언니하고 더 잘맞는것 같기도 하다.
엄마 가까운 곳에 큰집 오빠네가 있어서
얼마나 마음 든든한지 모른다.
늘...미안한 마음만 있지...
고맙다 말한마디 지대로 못하는 우리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언니는, 오빠는 알아주리라 믿는다.
오빠 딸래미가 이번에 대학에 들어 갔다.
벌써 파마도 하고~ 뽀족 구두 샀냐고 물었더니 아직
안샀다고 하길래 하나 사 신으라고
용돈 쬐끔 지어주고 왔다.
오빠가 엄마한테 하는거에 비하면 새발에 피이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하고 나니 맘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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