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군산에 볼일이 있어...

그냥. . 2010. 2. 24. 19:29

군산에 볼일이 있는 남편 따라 가는 길..

전군간 산업도로를 달리며 내려다 보이는

나뭇가지엔 물이 오르기 시작했는지

그 빛깔이 예전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무체색의 향연이던 들판 여기 저기엔

파아란 보리싹들이 올라오고

햇살을 아롱아롱 아지랑이를 만들어 낸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달리는

길은 편안하다.

늘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우리둘의 관심사는

아이들 이야기고,

또 가끔은 시동생들의 근황 이야기..

그리곤...넘들 이야기도 심심찮게 양념처럼

끼어든다.

말이라는 것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참 다행이야. 말재주 없는 내가..

말이라는 걸 이렇게 편안하게

언어 골라쓰려 신경쓰지 않고

입에서 흘러나오는데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건..

나보다 훨씬 더 말도 잘하고,

말하는것도 좋아하는 남편에게는

내가 어쩌면 심심하고 따분한 여자일지도

모르지만..

난..

말재주는 통 없다.

 

간만에 학교에 반배치 받으러 간 작은넘 문자가 왔다.

'놈'

뭐야 이넘 친구한테 보내려는 문자를 나한테

보낸거 아니야? 하면서

'뭔 놈?' 하고 문자를 보냈다.

'놀다 감.'

흐흐흐..

우리 말 참 재밌다.

처음부터 놀다 올지도 몰라~ 했으면

알아챘을지도 모르는데

집에 일찍 올꺼야 했던 넘이라

눈치 없는 나는...금방 알아채지 못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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