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눈이 올까?

그냥. . 2010. 3. 9. 18:46


 

비가 온다.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는데 진짜로

눈이 올까?

 

화가 났다.

늘 당연스럽게 받아 들이던 우리집 남자의 행동이

가시처럼 느껴진 건 순전히 내 컨디션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였으리라...

'왜 화났냐?'

'..............'

어지간하면 두두두 다다다 하고 마는데 화가 많이 나면

나는 말문을 닫아 버리는 나쁜 습관 있다.

싸한 내가 겨울과 봄의 경계를 흐르는 빗물보다도

더 차가웠을까.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우리집 남자...

그래 이럴땐 그냥 내버려 두는게 좋아..싶음서도

예전엔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노력이라도 하드니...

삼천포로 빠지려는 마음이 들었다.

아직..내몸은 봄보다는 겨울을 느끼고 있기에

단단히 무장을 하고 다니는데

홧김에 벗어 놓은 외투도 내팽게쳐 버리고

비오는 처마에 우두커니 앉아 비만 하염없이

하염없이 바라 봤다.

춥다....싶은 마음보다는....

원래 그런사람인거 모르지 않으면서도 예민하게구는

내 자신에 대한 못마땅함과..

남편에 대한 서운함..

그러고 한참을 추위에 비맞은 강아지처럼 떨고 앉아 있었다.

남편은 거실..

나는 방...

방바닥에 쭈우욱 늘어져 있는 이런저런 서류들을

징검다리 뛰듯 피해 다니며..

'내가 치워주나 봐라. 이게 뭐야~'툴툴거리고

몇번은 들어와 앉았을 방에는 얼씬도 안하는 남편..

내가 좀 겁나게 벽을 쌓는 경향이 있는게 사실인가벼...

미안함이 슬쩍 고개를 들고...

슬그머니 들어와 옆에 앉는 남편에게

'왜. 들어오지 말고 거실에서 살지..'

'무서워서. 어디 옆에 올수가 있어야지.'

'뭐가 무서워.'

'너 화나면 무서워.'

'무섭다는 사람이 늘 그래.'

'긍게 그게 .....' 그럴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하는

우리집 남자의 말을 듣고 보니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다.

 

나..

화나면..

무서운 여자인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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