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나가는데 쬐끄만한 그 강아지가
양지쪽에 쪼그리고 앉았다가 차가 지나가니
기운없이 일어나 달아난다.
'한산아~ 그 강아지 꼬멩이네집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잡아볼래?' 큰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말은 잡아볼래? 했지만 간만에 한가한 놀토 아침 귀찮아하지
않을까 싶어 기대도 안했는데 얼마 안 있어 전화가 왔다.
'엄마. 잡았어. 지금 집에 올 수 있어?'
'엄마 지금 안되는데...'
'그럼 어떡해? 애는..'
'어...밖에 어디 좀 가둬 둘래'
'어디?'
'글쎄..그 아랫방 창고 있지. 너랑 나랑 며칠전에 청소 한데
거기다 우선 넣어 놓고, 사료랑 물좀 넣어 주라.'
'어. 알았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잡았지? 아이들이라 어른보다 훨씬
마음이 따듯하구나...
난..솔직히 잡을 수 없을거라고 생각한건 어쩌면
불쌍한 마음 뒷면에 귀찮음이 더 컸던것 같은데...
어떻게 잡았냐고 물었더니..
'가만히 앉아서 눈맞추고 조용히 불렀어. 그랬더니 그냥
지가 알아서 오던데. 내가 무섭지는 않았나봐.'
큰넘 말에 감동하고..
유기견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금새 달려와 주셨다.
머리가 희끗하신~ 인상 좋으신...아저씨가..
'많이 말랐네요. 언제 부터 돌아 다녔어요?'
'며칠 됬어요. 바들 바들 떠네요. 불안한가봐요.'
'걱정 마라. 잘 먹여 줄께.'
하심서 데려 갔다.
저녁마다 차량 불빛에 놀라 멍멍거리며 달아다넌..
너무 말라 봄바람에 휘익 날아가 버릴것 같은...
애절하게 애원하듯 바라보던 촉촉히 젖은 눈...
이제 좀 편하게 지낼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어디를 가든..
주인이 버리고 간 그자리에서 오지도 않는 주인을 기다리며
굶주림에 시들어 가는거 보다야 났지 않겠나...싶다.
내 아들이지만..
마음이 참 따듯한거 같아서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