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내 아이의 혼자만의 외출..

그냥. . 2010. 3. 14. 20:22

'엄마 내일 충청도 갈지도 몰라.'

엇저녁 큰넘 말이다.

'충청도! 충청도 어디?'

'부여.'

'부여? 왜. 누구랑.'

'어..거기로 중학교때 전학간 친구 있다고 내가 말했었지 그 친구

보러 갈려구.'

'누구랑 몇시에?"

'혼자. 시간은 알아봐야지.'

'혼자? 혼자 어떻게 갈라구.'

'뭐. 버스 알아보던지. 기차타고 가면 되지'

'전주역에서 부여가는 기차는 없어. 버스는 고속터미널 가야 할껄.'

'컴으로 알아보면 되지'

'왜 혼자가. 친구들이랑 같이 가지.'

'뭐 친구 보러 가는데 혼자가면 어떻고 둘이 가면 어때'

'그렇긴 하지만. 너 한번도 혼자 어디 다녀본 적 없잖어.'

'그니까 이제 좀 돌아 다녀야지.'

'근데 왜 혼자야. 엄마는 좀 걱정이다.'

'걱정은 무슨..내가 애야?'

'애는 아니여도 혼자 어떻게 가려고 그래.'

'엄마. 내가 언제까지 전주에서만 뱅글뱅글 돌기를 바래?

에제 나도 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알고 살아야지.'

'그건 그렇지만..혼자라는것이 좀 걱정이라는 거지.'

'뭐 걱정해. 엄마. 부여는 멀지도 않고. ..............'

그렇게 해서 큰넘 혼자만의 생애 첫 여행을 떠났다. 오늘..

벌써 돌아와 학원에 가 있겠지만..

친구 만나러 부여까지 갈 생각을 하다니..

새삼 놀랍다.

그렇게 그렇게 세상속으로 걸어 들어가겠지.

늘..

내 눈안에서 움직이던 아이들이

내눈을 벗어나 나도 가보지 않은 곳을 향해

꿋꿋하게 걸어나가기 시작하는듯한..

뿌듯함..또는..이렇게 멀어지고 놓아주어야 하는 일이 많아지겠구나..싶은..

허무함..

아이는 커가고..나는 늙어간다. 아니..익어간다.

 

문득드는 쓸데없는 생각..

왜 혼잘갈까.

혹시 여자친구랑 놀라가나.....여자친구 있나?

싶은..

그래..그렇다고 해도...내가 가지마라 어쩌라 할때는 지난것 같다.

가지마라 어쩌라 하면 나중엔 말도 안하고 돌아다니지 않을까..싶은..

단절보다 더 무서운것은 없으니까..나는 내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하고 살고 싶으니까..그리고

이제부터라도 제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살면 좋지..싶은..

거기다 더 보태자면....

건강하고 심지 곧은 어른으로 자라주길 바라고 또 기원하는

일 밖에는..

 

그래도 착하지 않은가.

친구 만나고 올께~ 하고 아침에 나갔갔다가 저녁에 돌아오면...

서울을 가는지 부산을 가는지 내가 어찌 알겠어.

어디 간다고 이야기 하고 어떻게든 설득해서 허락받고

움직이는 내 아들..

언제건 문자 하면 바로바로 답장 날려주는 내 아들이

믿음이 가면서

잠까..

쓸데없는 생각 했던걸 후회하고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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