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노을..

그냥. . 2010. 4. 6. 20:34

 

 

 

 

지난 겨울내내 까맣게 잊고 살았다.

이렇게 이뿐 노을이

나만 기다리며 이렇게 이뿌게 타오르고 있다는 것을...

 

주방 베란다쪽으로 나 있는 문은

가을이 깊어지면서 지금까지 쭈우욱 닫혀 있었다.

 

가끔 나가서 해야 할 일이 있어도

추워 추워를 연발하며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오직...추위에서 도망치려고만 했고

어쩌다 가끔 열어 놓을 일이 있어도,

바람이 조금이라도 덜 차가운 시간을 골라서였기

때문에

창밖에 노을이 진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았다.

날이 푸근해지고..

열어도 , 닫아도

별 차이 못느끼게 되어 열어놓은 창밖엔

노을이 이렇게도 곱게 타오른다.

낮엔 분명 구름투성이 하늘이였는데

언제 준비 했는지,

왜 이제야 바라봐 주느냐는 듯

새초롬히 고개 떨구는 노을...

노을이 있었어.

내 주방 창에는...

미안해. 잊고 살아서.

춥다는 이유로 널 잊었구나..

앞으로는 날마다 만나자. 다짐하고..

 

닫혀진 문

그것 때문에 못보거나 잊혀진 것들이

어디 노을 뿐이겠는가...싶다.

문 닫히듯..

내 마음 닫혀서...

세상 아름다운 소리

아름다운 감정

아름다운 풍경

느끼지도 보지도 못하고 흘려 보내 버린것이

얼마나 많을까

 

그럼에도

나는..

세상을 향해

활짝 나를 열어 놓을

자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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