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 바람을 좀 집어 넣고 싶었습니다.
봄볕이 너무 너무 좋아서 샘통이 났어요.
꽃들은 지들끼리 뽐내기 대회라도 하는 듯 잔뜩 쩨를 내고 있드라구요.
지들끼리만...나만 빼고...
외돌톨이가 된듯한 느낌..
기분 나빴어요.
아니..
쫌 외로웠다고 해야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햇살이 너무 화사하니까, 꽃이 너무 이뿌니까...괜한 심통이 터진거지요.
차를 몰아..
송광사로 향했지요.
물론 운전기사는 남편이고~
김여사는 사모님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언제든 마눌을 위해서 운전기사를 자청하는
남편이 있는데 뭐가 우울하다는 건지 뭐가 외롭다는건지
알수 없지만 암튼 쫌 그랬어요.
열린 차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어찌나 시원하고 상쾌하게 느껴지던지요.
봄은 이미 오면서 가고 있다는 말이 딱 맞는거 같드라구요.
여기저기..
벗꽃인가....꽃송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매화드라구요.
진달래 개나리 꽃 한바구니 따다가 광목에 물들여
깨끼 한복 만들어 우리 조카 입히면 좋겠다...싶기도 하고.
이뿐 진달래 꽃잎 몇송이 따다가 화전 부치면 좋겠다...생각도 하고..
어느님의 블로그에서 본것처럼 마악 피기 시작한 매화송이 따다가
매화차 끓여먹고 싶다...생각만 하구요.
이런 저런 생각들은 수양버들가지처럼 바람 따라 휘위 휘이.......
날아가 버렸어요.
좋드라구요.
바람이..
햇살이...
벗꽃은 아직 한개도 안피었는데 성질 급한 사람들은 벌써부터
하아얀 천막을 줄줄히 세워놓고 사람들을 기다리는지 꽃피기를 기다리는지...
난요~ 솔직히 장사하시는 분들이 보면 기분나쁘다 하시겠지만..
꽃길에서는 꽃만 보면 좋겠다...싶어요.
차로 씽~ 하고 지나가 버리는 거 말고,
한송이 두송이 눈맞추고 걸으며 날리는 꽃잎에도 마음을 내어주면서
그렇게 걷는 사람과 사람...꽃과 꽃..
그것이면 좋겠다는 생각 종종 해요.
그래서 가끔 벗꽃이 만개하거나 꽃잎이 날리는 날이면
새벽같이 드라이브를 하기는 하지만..드라이브 보담은...
걷고 싶은 욕심~
암튼..
꿀꿀했던 기분이..한시간 드라이브로, 벗꽃은 보지 못했지만
개나리 진달래 매화, 거기에 아름을 알수 없는 수많은 들꽃들이
나를 위해 웃어줘서
행복해져서 돌아왔다니까요~
역시..
꽃은 사람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능력 있는거 같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