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나는....

그냥. . 2010. 9. 16. 19:31

 

저녁을 마악 준비하고 있는데 낯선 남자분이 불쑥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다...

손에 선물세트를 들고..

'안녕하세요?'

우리집을 알고 있고 내가 이집 여주인인걸 알고 있는걸 보면

분명 안면이 있는 사람인데 난 전혀 기억이 없다..

'네..안녕하세요 어쩐 일로 오셨어요?' 손에 쇼핑백이 들려있는걸 봤지만 못본척..

아는 사람인냥 방갑게 인사를 하고..

'저.......형님 어디 가셨어요?'

'네...아직 일나가서 안들어 왔거든요.'

'명절 잘 지내시라고 작은거지만 이거 ..' 하면서 손을 내미는데...

머뭇거리다 받아 들며..

'아유...감사합니다...애아빠가 있으면...........'

간단하게 감사 인사를 나누고 그분은 바쁜듯 집앞에 주차해 놓은

차를 타고 쎄앵하니 가버렸다.

'누구지? 클났다. 난 누군지도 모르는데..너무 자연스럽게 날 알아보고 말씀 하셔서

누구냐고 묻지도 못하공....

어쩐디야.....누구라고 이야기는 해줘야 하는디...

선물세트를 요리조리 살펴보니 다행이 명함이 붙어있다.

그렇지만 난..그분이 누구인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것처럼 명함속의 이름또한

낯설다는거..........

 

난..

사람을 기억하는데 잼뱅이다.

잼뱅이..그걸로 부족하다.

마주보고 앉아 인사 나누고 이야기 하고....그래놓고도

다음에 다른장소에서 만나면 전혀 낯설다.

누군가 인사를 해 오는데 알아보지 못해 실례를 범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성격도 워낙에 내성적이고 소심한데다가 사람 얼굴을 거짓 하나도 안 보태고

열번은 봐야 기억하는 못난이니......

집앞 농협이나 우체국 같은데 가는 일이 좀 망설여진다.

우리집 남자는 한번 보면 대부분 기억하는...지나가는 사람 폼만 보고도

누구같다...하면 어김없이 그 사람이 맞는..그러니 이 동네에선

형님 아니면..동생...또는 누구야. , 누구아빠로 통하는데..

그 덕에 내 얼굴도 많이 팔렸는데..

난...기억하는 사람보다 기억 못하는 사람이 더 많으니

고의던 아니던...인사 잘 안하는 예의없는 여자가 되기 쉽상인것이다.

그렇다고..보는사람마다 다아 인사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저......제가 사람을 기억을 잘 못해서요.....

광고 하고 다닐수도 없고....

가만 생각해보면 태어나기를 조금은 외롭게..살라는 팔자

아닌가...싶어 한탄하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조금 친해지면...

저.....저는...하고 내 사정을 이야기 하지만..

그럼에도 내 기억장치의 문제를 고칠수 있는 뽀족한 수 있다면

어떻게든 고쳐보고 싶다.

 

안면인식장애라나..뭐라나.......

 

내 기억장치에 문제가 있는게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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