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천리향 향처럼..

그냥. . 2011. 1. 30. 19:36

 

 

우리집 남자 모임에서 아내들 생일에 화분을 하나씩

보내준다.

첨에는 꽃다발이였다가, 다음엔 케익이였다가

화분이 되었는데 최고로 잘한 선택이라고

언냐들이 ㅎㅎㅎ

다들 만족해 하고 좋아라 한다.

덕분에 총무인 우리집 남자 위상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다.

사실..

우리집 남자는 심부름만 할뿐 모임돈에서 하는건데도

고맙다 소리는 다아 듣는다.

근데 내 생일날 이쪽 저쪽으로 몇날 며칠을 기다렸건만

화분이 오지 않는다.

우리집 남자에게 물었더니. 히..

이남자가 글쎄.. 그 돈으로 술 마셨단다. 이런....

어찌 그럴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더니

화분이 우리집에 오면 불쌍하다나 어쩐다나...그래서 화분 사느니

자기 몸속에 담아 두었으니 자기를 화분 보듯 하라나 어쩌라나..

어이도 없고,

가만 생각해 보니 우리집에 와서 비실비실 시들어 가느니

안 오는게 나을것 같기도 하고..

그치만 서운했다.

설마 아무리 내가 화분 관리하는데 바보팅이라 해도

내 생일 선물로 받은것까지 골로 보내겠는가..싶어 틈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툴툴거렸다.

나도 화분 사달라고~

총무 마누라만 빼먹는게 어딧냐고..

그래서 올해부터는 사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내 생일은 한여름인디....그래도 벌써부터 기대 만발~ 그랬다.

오늘 그 모임 있는날

우리집 남자 모임에 나가면서 내일이 생일이신 언냐가 있다고

식물원에 가서 화분을 하나 사들고 모임에 나간다고 나갔다.

원칙은 배달인디...오늘은 모임이라 사 들고 와 달라는 부탁이 있었단다...

전화가 왔다. 나간지 얼마 안되서.

'식물원에서 천리향이라고 화분을 하나 주네~ 이걸루 작년에 빼먹은 화분

쌤쌤 한거다~ 쬐끔 있다가  대문앞으로 나와~' 한다.

흐흐...즐거운 거..

한겨울에 받아든 천리향 화분..

꽃이 마악 피기 시작했나부다.

화분도 디게 디게 이뿌다.

잘 키워야지...그래야 여름 내 생일때 또다시 화분이 알콜이 되어

우리집 남자 뱃속을 채우는 일이 없을꺼 아냐~

행복하다..

이겨울에...거실에 꽃이라니....

난 아직 철이 없는지 꽃 선물도 좋다. 아줌마 되면 꽃 선물 별루라는디

난 젤루 좋다. 아직..철딱서니 없는거 맞나부다.

암튼 천리향 향이 천리를 가듯

나도 나이 들어갈수록 그윽한 향이 감도는 여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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