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찌개를 끓였더니
집안에 화~한 냄새가 죽인다.^^
촟불이라도 켜놔야 하나....
환풍기라도 돌려야 하나...
그러고 앉아 있다.
벌떡 일어나 돌리는게 아니고...ㅠ.ㅠ
우리집 남자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뭔 냄새여~ ' 하고 묻는다.
'어...홍어탕 끓였더니...'
그러고도 그냥 멍하니 앉았다.
유난 피곤한 날이였다.
쉼없이 달려온 일주일....
내일은 하루 쉬어가도 되는날이라는 생각에
무너지는 깡 ^^
밀려드는 피곤..
멍하니 컴앞에 앉아있는데 오천원짜리 하나를 내민다.
'소주 두잔 마셨어.'
'어..........'
우리집 남자 술 마시는 날은 나도 마시는 날~
내 캔맥주 하나와 마른안주 값을 내어 놓은것이다.
'이러면 안되는데....'
'안되면 당신 술 안마시면 되지..'
'나 들어가서 잔다..........'
'어......................'
흐흐흐..
이러다 김여사 술독에 빠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낮에...
배는 고픈데 챙겨먹기 귀찮은 내 속마음을 어떻게 알아챘을까.
동네에 있는 짜장집에 가자 해서 갔다.
한가하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 한분..
그리고 우리..
우리집 남자는 간짜장 곱빼기
나는 짬뽕을 시키고 기다리는데..
띠리리릭~ 띠리리릭~ 식당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주인집 딸래미가 전화를 받는다.
오잉? 그냥 여보세요. 네 혼자 생각하고...
'네?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래요? 새터요? 네. 권....권 뭐라구요?
권 00이요? 짜장 곱빼기 하나 배달이요?'
쾅!
수화기 내려놓는 소리가 조용하고 한가한 식당에 울려 퍼지고
우리집 남자와 난 깜짝 놀라 토끼눈을 하고 쳐다 봤다.
뭐여...저게...
짜장 곱빼기 하나 배달이 기분 나빴던건가.
아님 원래 전화 받는 예절이란건 아예 처음부터 없었던건가...
시골동네에서 음식장사하면서 살아 남으려면
동네사람들과 가족처럼 지내야 한다는건 기본 상식인디.....
참..저건 아니다 싶었다.
식당문을 나서면서..
'짜장 맛 없다. 담부터 오지 말자~'
'어. 짬뽕도 별루여. 진짜 맛없어. 뭔 애가 전화를 그렇게 받을까?'
'긍게 말이다...'
정말 맛없는 짜장 짬뽕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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