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틱 틱 틱~

그냥. . 2011. 10. 11. 09:05

찬란한 아침 햇살이 놀러 온 방안에서

쪼그리고 앉아

틱 틱 틱!

손톱 깎는 소리다.

그동안 조심하고, 신경쓰고 애지중지 길러 온 손톱을

깎아내고 있는것이다.

손톱.....

이뿌게 잘 다듬어지고 가꾸어진 손톱은 보는것 만으로도

기분 좋게 만든다.

그치만...

난 이뿐 손톱과는 거리가 먼~ 사람....

안그래도 못생긴 손톱을 조금이라도 멋을 내보고 싶었던 건

순전히 봉숭아 몰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함께하고 싶었던

마음이였다.

이루고 싶은 짝사랑의 대상이 있는것도 아니고~

첫사랑을 이루고 싶어할만큼 풋풋한 나이도 아니지만

첫눈올때까지는~~ 싶은 마음은

그냥 생긴 마음이다.

첫눈올때까지 봉숭아 꽃물이 남아 있으면 좋겠다...싶었던게지.

투명 메니큐어도 바르고~

손톱영양제도 바르고~

나름 많이 신경쓴다고 썼는디....

요넘의 손톱이 안 도와 주네.

청소하다가 끊어지고~

화분 분갈이하다가~ 깨져 나가고~

어쩌다가 갈라지고~

ㅠ.ㅠ

뭔넘의 손톱이 피부보다 더 약한지....

거기다 얇아서 또 날카롭기는 가시 저리 가라라는 거지

누구라도 잘못 건드렸다가는 고양이 발톱 흉내라도 낼 기세였으니까.

어쩌겠어.

내 피부를 내 실수로 내 손톱이 상처를 내는것은 뭐 그렇다 치더라도

남에게 상처를 그것도 손톱으로 긁어놓는 일은 만들지 말아야지~ 싶어서

눈물을 머금고~

손톱 잘라내고 있는 중이다.

많이 기른 것도 아니구만~

그래도 쫌 봐줄만 하더니...싹뚝 잘라내고나니

완정 짜리몽땅 손톱이다...봉숭아 꽃물마져 어색해 보일만치....

팅~ 팅~ 팅~

발톱 깎여 나가는 소리~

손톱하고는 또 다른데~

 

그나저나...

이 손톱 위에 봉숭아 꽃물로 첫눈을 보여줄수 있을까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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