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아침 햇살이 놀러 온 방안에서
쪼그리고 앉아
틱 틱 틱!
손톱 깎는 소리다.
그동안 조심하고, 신경쓰고 애지중지 길러 온 손톱을
깎아내고 있는것이다.
손톱.....
이뿌게 잘 다듬어지고 가꾸어진 손톱은 보는것 만으로도
기분 좋게 만든다.
그치만...
난 이뿐 손톱과는 거리가 먼~ 사람....
안그래도 못생긴 손톱을 조금이라도 멋을 내보고 싶었던 건
순전히 봉숭아 몰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함께하고 싶었던
마음이였다.
이루고 싶은 짝사랑의 대상이 있는것도 아니고~
첫사랑을 이루고 싶어할만큼 풋풋한 나이도 아니지만
첫눈올때까지는~~ 싶은 마음은
그냥 생긴 마음이다.
첫눈올때까지 봉숭아 꽃물이 남아 있으면 좋겠다...싶었던게지.
투명 메니큐어도 바르고~
손톱영양제도 바르고~
나름 많이 신경쓴다고 썼는디....
요넘의 손톱이 안 도와 주네.
청소하다가 끊어지고~
화분 분갈이하다가~ 깨져 나가고~
어쩌다가 갈라지고~
ㅠ.ㅠ
뭔넘의 손톱이 피부보다 더 약한지....
거기다 얇아서 또 날카롭기는 가시 저리 가라라는 거지
누구라도 잘못 건드렸다가는 고양이 발톱 흉내라도 낼 기세였으니까.
어쩌겠어.
내 피부를 내 실수로 내 손톱이 상처를 내는것은 뭐 그렇다 치더라도
남에게 상처를 그것도 손톱으로 긁어놓는 일은 만들지 말아야지~ 싶어서
눈물을 머금고~
손톱 잘라내고 있는 중이다.
많이 기른 것도 아니구만~
그래도 쫌 봐줄만 하더니...싹뚝 잘라내고나니
완정 짜리몽땅 손톱이다...봉숭아 꽃물마져 어색해 보일만치....
팅~ 팅~ 팅~
발톱 깎여 나가는 소리~
손톱하고는 또 다른데~
그나저나...
이 손톱 위에 봉숭아 꽃물로 첫눈을 보여줄수 있을까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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