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2

가끔은 실없는 농담에 즐겁다..

그냥. . 2012. 11. 20. 20:32

아침 일곱시 조금너머 남편이랑 같이 엄마네 집으로 향했다.

수육해서 대접하려고 사 놓은 돼지고기를 집에 두고 그냥 나온 통에

또다시 정육점에 들러 고기를 어제 구입한 만큼 다시 구입해서

불이나케 달려 갔는데도

엄마네 마당에선 낯설지 않은 풍경으로 동네 아주머님들 아홉분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배추에 분칠을 하고 계셨다.

난...주방으로..

우리집 남자는 옷 갈아 입고 배추 나르고,

택배박스 포장하고, 잔심부름 하고..

울집 남자 역시.... 어르신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실실 웃어가며 가벼운 농담 섞어가며 분위기를 업 업 시키는데

어찌나 고맙고 고맙던지...

그렇게 김치냉장고 김치통으로 여섯개 담아오고~~

배추 속이 덜 차서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다며

양념이 다된 고추가루양념도 찜통으로 한 가득 가져왔다

내일 절임배추 주문해서 버무려 냉장고 채우려고..

흐...

우리집 김장은 또 이렇게 엄마의 노고로 난 손도 안대고 코 푸는 격으로다

끝내고 있는 것이다.

고맙기도 하지만..

죄송스럽기도 하고...

좋기도 하지만...

이제 그만 의지해야하는데...싶기도 하고...

집에 와서..

엄마표 김장김치에 수육 해서 먹으며 막걸리 한잔 한 우리집 남자랑

디저트로 에이스를 먹으며

아까 올케 전화 왔었다고 이야기 했더니...

뜬금없이

'처남댁 김장준비 하고 올라가느라 수고하셨씁니다.

저는 오늘 택배박스 붙히고 택배 보내느라 엄청 고생했는디..

제가 에이스를 엄청 좋아하는디 애들엄마는 한번도 안사줘요.

에에스를 정말 정말 좋아하는디...' 하고는

올케에게 문자를 보냈다는.ㅎㅎㅎ

그래서 내가..... 올케에게

'우리집 남자가 이상한 문자 보냈지.

저녁 먹고 에이스 먹으면서 올케 전화 왔었다고 이야기 했더니

장난끼가 발동했나벼~ 신경 안써도 되야~' 하고

올케의 이해를 도왔더니..

흐흐흐...

고모부 귀엽다고~

다음에 뵐때 꼬옥 에이스 마~~~~니 사 간다고.

저도 에이스 좋아한다고 전해달라고...ㅎㅎㅎ

한참을 즐거웠다.

 

그틈에 우리집 남자 나에게도 이런 문자를~ ㅎㅎㅎ

김장하느라수고하셔습니다그런데신랑이박스붙이고택배보내고욕받거든요

신랑은에이스를엄청나게좋아한답니다

사랑해요에이스에이스.........사랑해요에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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