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5

첫눈

그냥. . 2015. 11. 26. 20:20

아침에 일어나 보니

첫눈이 수줍게도 내리고 있었다.

첫눈 답구나....

수줍고 어설피 내리는 첫눈이 참 이뿌다...싶었는데

점심을 먹으러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세상은

온통 벗꽃잎 같은 눈송이가 하늘 가득이였다.

우와....

눈 참 많이 이뿌게도 내린다..했다.

하루가 짧다하고 내리는 눈은

지붕 위에도 담장 위에도, 나뭇가지에도

곱게곱게 눈꽃을 피웠다.

어제와는 사묻 사른 세상의 풍경잉

신기하기도,

이뿌기도 하여

탄성이 절로 났다.

왜..

일부러 조금은 늦게 도착했는데

기다려 주지 않았느냐고 투정이라도 부리듯

내리는 눈을

곱다...곱다...곱다....하면서도

마냥 좋다 좋다....좋다...할 수가 없다.

올 겨울 내아들은 멀고 먼 낯설고, 물설고,

사람까지 설은 그곳에서 눈과의 전쟁을 버려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첫눈이..

내리는 눈이

이렇게 걱정스럽게 느껴진 건 첨인거 같다.

그래도...눈꽃이 핀 나무는..

눈꽃이 만발한 뒷산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이뿌다.

온도가 그리 낮지 않아 도로변에는 눈의 흔적이 없는 것이

완벽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너무 너무 아름다운 눈이

첫눈이라서 더 새롭다....

아니...아직은 아들넘이 내 곁에 있으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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