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락 보다 더 경쾌하다.
낙엽이 밟히는 소리가..
경쾌하다는 표현이 이율배반적으로 들리기는 하는데
바스락은 아니야..
파사삭 파사삭..
바짝 마른 낙엽 밟을 때 마다 들리는 소리가 좋아서 더 걷고 싶었는데
우리 집 멍뭉씨는 밟히는 느낌도 밟히면 나는 소리도 별로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왜 일루 가야 해요?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산 능성이가 훤히 들여다 보인다.
숑숑 바람도 잘 통하게 생겼어. 산너머 살던 바람도
산 너머 넘실대던 노을도 넘나들기 편하게 나무와 나무 사이에
거리가 생겼어. 왠지 스산하네
들여다 보이는 능선이 넘나드는 바람이..
우리 집에 손님이 왔다.
대구 사는 아들 친구가 아들 보러 왔단다.
첨인 것 같다. 아들이 누군가를 집으로 데리고 와서 자는 것은..
그렇지..
대체적으로 우리 집은 시골이고 아들 친구들은 시내에 사니
아들 넘이 친구 집에서 자고 오는 일은 가끔 있어도
애들이 가끔 집에 오기는 했어도 자고 가는 일은 없었는데
멀리에서 왔으니 당연 집으로 와야지 싶으면서도
은근 부담가는 마음...
평소에 좀 치우고 살걸.. 하는.. 흐흐흐...
부담 안 갖기로 했다.
편하게 대해야 오는 친구도 아들도 편하겠지..
그래서 편하게 대해야지 마음 바꾸고 나니 내 마음도 편하다.
아들 방에서 둘이 소곤소곤 즐겁겠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