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예쁘다.

그냥. . 2022. 5. 16. 22:17

예쁘다.

정말 예쁘다.

이렇게 예쁘게 한 번 살아 봤으면 좋겠다.

아주아주 어렸을 적에는 귀엽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눈만 커가지고 너 왜 그렇게 귀엽게 생겼니~ 했었다.

사춘기 때는~ 뚱띵이였고,

아가씨 때는 그때는 뭘 해도 이쁠 나이인데 이쁘다 곱다란

말보다 참해 보인다 했다. 아주아주 괜찮은 단어를 선택했다는 듯이

지금은 말라깽이 중년

거칠어 보일까?
아니 어쩌면 예민해 보일지도 몰라.

사실 좀 예민하기는 하다. 내가.

마음도 예민하고 몸도 예민 그런가?

나이가 한 살 한살 더해 갈수록.. 뭔가 나만의 고집이 생기는 거 같다.

부정할 수가 없다.

그 고집이 아집이 되지 않기를 노력하고 또 다듬고 또 들여다봐야지 싶다.

 

오늘은 남편 생일이다.

생일 선물을 사 주고~ 아침은 간단히 미역국만 끓였다.

아침이 늘 바쁜 사람이기도 하고.. 전날 제사가 이는 통에 늘 이렇다.

홍지서림 가서 책을 한 아름 들고 왔다.

뜨개 패턴 책이랑.. 이런저런....

어쩌면 아마도 아무 생각 없이 아무런 방해 없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돌아오는 길에 한의원 들러 진맥도 하고 보약도 짓고..

내가 왜 보약을 먹어야 하는지 이유를 대 봐했다.

그랬더니 나도 좀 포동포동한 여자랑 살아보자! 한다.

흐흐흐... 할 말 없음..

저 보약 한재가 나를 포동포동으로 만들어 줄지는 모르지만..

아들이 준 카드로 결제했으니 정성껏 먹어야지..

병원에서도 한의원에서도 만성화된 그넘 같다니 믿어야지..

맥이 굉장히 약하단다. 혈관 안에 피가 모자란데 

아마도 수술로 떼어낸 그넘 덕도 있고, 영양이 흡수가 제대로 안되고

소화 기능도 약할 것이고 갱년기도 겹치고, 만성인 어지럼증 

덕분인 것도 있고......

그래서 좋아질 수 있어요? 하고 물어보려다 말았다.

다만.. 몸을 따듯하게 하고, 영양분이 흡수 잘하게 하고 어쩌고 하시길래

네... 하고 나왔다.

믿습니다! 하고 먹어야 약이 될 거 아닌가. 믿습니다~ 해야겠다.

아들이 공무원 돼서 처음으로 내놓은 카드이고,

남편이 그걸로 나를 생각했으니 두 남자의 마음이 모였으니

감사하고 감사하게 잘 챙겨 먹어야지.

남편 생일날 남편이 사 주는 맛난 점심도 먹고

한 아름 책도 들고 집안에 들어왔다.

이 봄날 오늘이 햇살로 가득한 것 같아서... 마음이 훈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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