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이 밤에

그냥. . 2024. 4. 11. 22:44

아직 일하시는 분들이 있는 모양이다.

밤공기를 느끼고 싶어서 난로 옆에 앉아

창문을 열어 놓고 있는데 담장 너머 저 멀리 

어디선가 일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 시간까지 일하는 건

바빠서든 급해서든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든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

이불속에서 코까지 골아가며 자고 있던 

우리 집 멍뭉이 할짝거리며 물 마시는 소리가 들린다.

물그릇에 꽃잎이라도 한 장 띄워 주어야 하나

사레들릴 때가 한 번씩 있다.

잘 자다가도 엄마 없어진 건 어찌 아는지

날마다 찾아 온다.

안 그랬었는데

한 달 사이 서울을 두 번을 다녀왔더니

쓸데없는 불안함이 있는 모양이다.

멀리 밤공기를 가르며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니

내 이명이 잠잠한 것 같다......

저렇게 크지 않음에 감사해야 하겠지

저 정도면 미쳐 버릴지도 몰라. ㅎ..

봄을 타나...

잘 먹는데 

운동도 열심히 하는데

잠도 잘 자는데 

하는 일도 없는데

뭔가 좀 힘들다.

갱년기라 그러나 보다.

아니면 이명 때문에 복용하는 약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엄마는 오늘도 쇠스랑으로 밭을 뒤엎고 계신단다.

한두 시간만 해도 나처럼 젊은 사람도 온몸에 기가 다 빠지는

일인데

팔순의 엄마는 참.. 대단하다.

하지 말란다고 안 하실 분도 아니지만..

많이 해야 2.3년이라고 하시는데

할 수 있을 때 그만두어야지

못하게 돼서 그만 두면 그게 몸이 망가지는 거지 했더니

알았다 걱정 안 하게 하겠다 하시는데

어찌 걱정이 안 되겠나 싶다.

던 농사 다 정리하고 텃밭만 남았을 때

뭐 하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허탈해하시던 때가

얼마 전 같은데

이젠 텃밭이 너무 넓어 보인다. 반만.. 아니 반의 반만으로 줄어서

엄마 드실 푸성귀나 좀 가꾸고 말았으면 싶은데

땅은 넓고 거들어 주는 일손은 없고

엄마 등에는 자꾸 세월의 무게가 쌓여만 간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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