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오늘도 좋은하루)

비와 함께 2월이 시작되었다.

그냥. . 2025. 2. 1. 23:48

비와 함께 시작된 2월이었다.

사실 2월이 시작된 지도 몰랐다.

1월이 분주한 와중에 소리도 없이 가 버버렸다.

어느 날 어느 자락을 살아가고 있는지

분주하지 않아도 망각하고 살아가는 날이 가끔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달이 바뀌는 것도 까맣게 몰랐다는 거에

고마워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월말이면 

가벼워진 통장 잔고에 

후딱 달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일이 많은데

이렇게 모르고 지나가다니...

재난지원금 덕분인가?
명절도 있었는데 그 공이 컸던 것 같기는 하다.

그렇게도 조용히 내리는 비에

눈이 녹아 내렸다.

여기저기 쌓여있던 눈들이 보이지도 않게 내리는..

눈 동그랗게 뜨고 평편하지 않은 곳에 모아진 물 위를

바라보아야 보이는 아주 미세한 

고인 물에 하늘물이 모여드는 것이 보이는 

실비에 눈이 녹아내렸다.

물로 만들어진 눈이니

다시 물로 돌아가는 데에는 물보다 더 좋은 게 없는 모양이다.

다른 읍에 있는 마트에 다녀왔다.

이 지역에도 마트가 있기는 하지만

좀 작아서 명절 준비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찾았던 곳..

집에 와서 영수증 확인하려고 보니 응모권이 몇 장 

같이 왔다는 것..

확장 이전해서 명절 전 후로 응모권을 나누고 선물을 주는

행사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몰랐던 모양이다.

심심하니 응모권이나 넣고 오자는 남편 따라 다녀왔다.

단 1의 기대감도 없이..

그냥..

비도 내리고 심심도 하고 하니 바람이나 쐴 겸 다니러 갔던 건데

우와...

응모함이 가로 세로 1미터는 되는 모양이야.

무슨 오징어 게임에 현금 쌓인 것 마냥

그 큰 투명 응모함에 넘실넘실하더라고

며칠 더 지나면 가득 찰 것 같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마트에 다녀 갔다는 건지...

새삼 놀라웠다.

아무리 명절 전 후라고 해도

어마어마하더라고..

우유 하나 사 들고 나오는 길에

자동차나 돼라~ 했더니

추첨하는 날 여기 와야 한데 현장에 있는 사람만

당첨 가능하다고~ 남편이 그런다.

아하... 하곤 말았다.

언제 추첨하는지 정말 눈곱만큼도 궁금하지 않은 건..

경험에서 울어 나오는 확신 때문~ ㅎ..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식물원에 들렀다.

주차장에 차들이 많다.

아직 봄도 아닌데 차가 많네~ 했더니

너처럼 명절 지냈으니 꽃 사달라고 오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지~ 한다.

며칠 전에 맛있는 거 사줄까? 하는 남편에게

명절 지나고 화분이나 하나 사 줘~ 했었던 거다.

식물원은 정말 여전히 화사하다.

겨울에도 이렇게 많은 꽃들이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다.

작년 이맘때쯤 캄파눌라를 구입해서 꽃을 오래 봤었는데

지난여름에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래서 다시 사고 싶었는데

아직 이르다네..

내일 다시 꽃 시장에 올라가 보려고 한다며

나와 있으면 가져다 놓으시겠단다..

청보랏빛 캄파눌라가 없어서 비슷한 색의 앵초랑

핑크빛 미니장미를 들고 왔다.

화사하다.

집안에 꽃이 있으니 볼 때마다 마음이 고아지는 것 같다.

근데.... 시클라멘이 명절을 지내는 동안 물렀다.

물을 너무 많이 주었나 봐..

뭔가 시들하길래 얘만 물 주는 걸 잊었나 싶어

물을 제법 많이 줬는데 설 지내고 나니

더 주저앉더라고..

그러더니 오늘 살짝 건드렸는데 줄기가 툭 하고 떨어져 버린다.

심하게 무른 것이다.

내가 화초를 잘 죽이지 않는데 그렇게 됐다.

화초들도.. 어찌 보면 지나친 관심을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좀 목마른 건 견딜 수 있어도 

너무 넘치는 건 바로 이렇게 사달이 나니 말이다. 

같은 아이를 하나 더 사 오려다 말았다.

사실 거실에는 둘 곳이 정해져 있는데 이미 만실이라

쉽지가 않다.

꽃집에는 긴기아난도 이쁘게 피었던데

작년에 뒷집에서 분양받아 온 우리 집 그 아이는 아직 

어려서 그런가 꽃망울이 없다.

더 정성 들여 보살피면

언젠가는 예쁜 꽃 보여주겠지.

겨울 꽃은 유난히 더 화사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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