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145

9월이네

9월이다 어느새라는 단어 밖에 앞에붙일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 어느새 9월 느낌이 참 다르다 어디선가 스산한 바람이 불어 올것 같고 문득 하늘을 한번 더 올려다 보고 싶을 거 같다 지난 8월 25일은 전쟁터에 나가는 기분이였다 갑상선암 수술받으러 가는 날보다 더 비장하고 우울하고 복잡했다 우연히 발견한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든것 보다 더 큰 멍울이 만져진지 한달하고 보름은 족히 넘은듯 했다 검사 예약하고 기다리기를 한달여 덤덤하기 그지없었던 작년 상황하고는 많은것이 달랐으니까 무섭고 두렵다기 보다는 우울감이 더 크게 밀려왔다 초음파 검사실 차트를 보시던 선생님이 작년 사항을 물으셨고 무덤덤하게대답하고는 여기 뭐가 만져져서요 했더니 더 신중하게 살피신다 원래 물혹이 있었던거는 아시죠 그리고 거기 만져지..

깊은 가을날의

깊은 가을날의 추암 바닷가 갯바위에 부서지는 새하얀 포말을 지난해 가을에는 아파서 올 봄에는 코로나 때매 또 이번 가을에도 코로나 때문에 보기 힘들것 같은 여고친구들과 맛난 음식을 먹으며 행복하게 바라보던 어젯밤 꿈속에 나는 밝고 맑고 건강하고 상쾌해 보였다 가끔 아니 종종 이렇게 그 깊은 가을 바닷가 맑은 파도가 꿈속으로 스며든다 참 좋고 반가운 꿈이다 꿈속에 바닷가는 열에 아홉이 추암이다 내폰 잠금 배경이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난 꼭 언제나 한번쯤 잠깐이라도 그 바다가 멀지 않은 곳에 살아서 그바다를 질리도록 보러 가고 싶다 버킷리스트다 한달 살기라도 하고픈 깊은 가을이나 겨울이면 더없이 좋을거 같다 그곳엔 왜인지 그 겨울이 그 풍경속의 내가 더 잘 스며들거 같다 바다 보고 싶다

꽃같은

매미우는 여름 같은 여름 한낮 여전히 꽃같이 이쁜 막내 동서가 다녀 갔다 비에 얻어 맞고 이글거리는 태양에 지친 풀대같은 나는 형님 왜그렇게 야위였어요^^ 꽃같이 화사한 동서의 한마디에 초라함이 가슴을 쩌억 내려 찍는다 어떻게 다르기에 이렇게 다를까 알 것 도 같 다 재갈 물리고발목 걸고 채찍치는 삶이 문제인가 그걸 감당 못해 허우적 대는 사람이 문제인가 결국은 이렇게 망가지는건 현명하게 살아내지 못한 나 차라리 소리치고 울고 불고 그랬더라면 달라졌을까 다시 살아도 그렇게 살 자신 없는 바보는 전투적으로 저녁 한끼를 먹는 것으로 소심하지만 가슴저린 상념이 밀러든다

호우특보

어둑한 마당 나즉한 웅덩이에 빗물이 내린다 수도 없이 많은 동그라미를 그리며. ... 현관 앞에 국수를 품에 안고 영웅이가 늦은 엇저녁 부른 오래된노래 와 함께 쪼그려 앉아 정신 줄 놓은 빗줄기가 그려내는 동그라미를 멍하니 바라보다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흥얼 거린다 오늘 같은 날 어디선가 누군가가 내생각 3초만 해 줬으면... ㅎ 쓰잘데 없는 헛 생각 쨍그랑 깨는 우리집 남자 일 나 가 자~~

달이 밝네

달이 휘엉청 밝다 어느날동안 저렇게 둥그레졌을까 연일 내리는 비에 달이 차오르는 것도 별이 빛나고있는것도 잊고 있었다 밤 마당은 팔월은 간데없이 바람이 선선한데 방안은 후끈하다 안되는데 안된다는데 캔맥 하나 먹고 싶다 먹고 싶다.... 죽을병도 아니고 먹고 싶은건 먹고 살아야지 울엄마 엇그제 저녁 주룩주룩 비 쏟아지는 그밤에 비 피해 찾아들었는지 개구리 한마리 밤내 운다며 그 소리 들려주시더라고 ㅎ 개구리도 울엄마 인심 좋은거 아나부다

잔소리

큰아이가 운전하는 옆좌석에 앉아 천천히 가자 했더니 엄마 60도 안돼는데 한다 방지턱을 넘길래 좀 천천히 넘지 했더니 가만히 넘었는데! 나 운전 가만가만 하는 편인데! 한다 알지 아빠한테 배워서 조심스럽게 하는 거 엄마가 예전에는 트럭 타고도 제천까지 너 면회도 가고 그랬는데 요즘은 어쩌다 트럭타고 마트만 다녀와도 속이 뒤집히더라 엄마가 기력이 없어서 그래 한다 오후 엄마한테 가는 길 아들 차보다는 남편 차가 안정감이 있다 방지턱을 넘는데 좀 살살 넘지 했더니 알았어 한다 문든 드는 생각 엄마가 늘 차에 타시면 운전 천천히 조심해서 라는 말들을 늘 하시는데 나 같아서 그러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나도 차 타면 잔소리 꾼이 되겠구나 싶은 생각 좀 자제 해야지싶다 우리집 남자들처럼 운전 메너 짱인 사람들이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