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145

비 내리는 밤

비가 온다. 어제도 오늘도 온다. 놀고 있는데 비 오니까 좋다. 빨래야 마르던 말던 텃밭에 오이랑 고추가 고꾸라지든 말든 비가 내리는 날이 나쁘지 않다. 미쳤나 보다. 흐흐흐.. 이렇게 날이면 날마다 비는 내리는데 그게 싫지 않다니 이 나이에 미치지 않고서야 이해될 말이란 말인가. 한의원 다녀왔다. 비가 어찌나 내리던지 나는 식어가는데 한의원 원장님은 땀이 송골송골 맺히셨데 머리에 문제가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머리의 문제는 아니라고.. 약으로 두려운 불부터 끄고 그다음 단계를 진행하지고..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었는데 잘 됐으면 좋겠다. 침도 맞아야 되느냐고 남편이 물으니 지금은 침 맞을 때가 아니란다. 감당이 안 된다고... 우째건.. 여려 분들이 추천해주신 한의원이니 한번 믿..

비 그리고 비

해질녘에 잠시 쉬어가더니 비는 다시 시작 됐다 장마다운 장마다 오늘까지 사흘째 놀고 있어서 그런지 연일 내리는 비가 싫지 않다 한의원에 가자 그러길래 다음에 가자 했다가 한소리 들었다 준비하고 나서는데 주룩주룩 빗줄기는 더욱 굵어지고 마음이 심란했다 근데 내가 왜 한의원에 가지? 하고 남편에게 물었더니 조목조목 읊어댄다 그렇지 그랬구나 그랬었지 남편 친구가 옆집 둥이 언니가 추천해준 곳이 같아서 큰맘 먹고 갔는데 ㅎ 갔는데 수요일 오후,공휴일 일요일은 휴진이라고 쓰여 있는 문 앞 처마밑에 우두커니 섰다가 돌아 왔다 사흘 쉬었더니 괜찮은 거 같아서 꼭 가야하나 싶은데 가야겠지. ...

쉬어 가는 날...

작은 아이 아침 챙겨주고 비실 거리기 시작해서 오전을 꿈만 현실 반으로 보냈다. 점심때 남편 전화를 받으러 정신 차리고는 밥 먹고 유튜브로 노래도 듣고 영상도 좀 보다가 또 졸기 시작했다. 이렇게 잠은 자고 자고 또 자도 오는지 모르겠다. 내가 늘어져 있으니 국수도 옆에서 늘어져 있다. 너무 오래 늘어져 있으니 국수가 심심했는지 일어나라고 자꾸 내 팔을 툭툭 건드리고 머리카락을 고른다. 그래 이제 그만 일어나자 했다. 그렇게 하루를 꼬박 암것도 안 하고 쉬었다. 이렇게 쉬어 보기가 얼마만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체력이 바닥인 게 사실이긴 한 모양이다. 국수 인형들을 모두 세탁기에 몰아넣고 돌리고 청소기도 돌리고 좀 움직이고 나니 덥다 싶다. 그렇지 지금이 7월 하고도 하순 인디 더운 게 당연한데도 나는 아..

장맛비가 내리고 있다.

오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온 세상을 적시고 그 소리가 마음을 적신다. 비가 내린다. 주룩주룩 소리를 내며 즐겁게도 내린다. 비 내리는 창밖을 물끄러미 별생각 없으면서 별생각 있는 듯이 바라보는 나를 저 소리 땜에 산책 못 나간다는 걸 눈치챈 국수는 제법 우울해 보인다. 우울해하지 말라고, 뼈 간식을 하나 물려주었는데 냉동실에서 나와서 그런지 지 침대인지 내 침대인지 헛갈리는 침대 한 가운데에 모셔두고 잔뜩 웅크린 채 미동이 없다. 털 깎지 말껄... 이번 비 지나가고 난 다음에 미용할걸.. 지난 며칠 너무 더워하길래 짧게 밀어버렸더니 스산함에 약한 우리 국수 이 비 오는 날의 습기 묻은 공기가 춥다고 느껴지는 모양이다. 나처럼.. 아직도 이 나이에도 비가 내리면 커피가 생각나고, 뭐 하나 적어 보고 ..

밤 열한시가 다 되어 귀가 한 작은넘 손에 들려온 꽃이다. 뭐냐? 뭔 일이냐? 그냥 샀어. 엄마 주려고. 진짜? 여자친구가 너 사 준거 아니고? 아니 엄마 주려고 샀다니까. 왜? 뭔일로? 내일 해는 뜰까냐? 엄마 며칠 전에 생일이였잖어. 집에서 아무도 안 챙겨 주는 거 같아서... 엄마 생일? 아직 멀었는데... 엄마 생일 6월 6일 아녀? 허허허...이눔아 그건 음력이고~ 음력이구나...여자친구 만나서 이야기 하다가 엄마생일이였는데 아무도 안 챙긴거 같다고 그랬더니 꽃이라도 사다 드리라고 해서~ 허허허... 고맙다. 니 여자친구 한테도 고맙다 그래라~ 내가 아들에게 꽃을 다 받아보네.. 아이고 좋아라!~~~~ 며칠 전 로컬에서 사천원짜리 꽃한다발을 사왔었다. 큰넘에게 아들~ 이거 얼만지 알아? 했더니 ..

덥다.

뜨끈한 것이 목구멍으로 훅 들어와서 넘어가지도 나아지도 않고 걸려 있는 듯 하다. 덥다. 뭔 6월 더위가 이렇게 요란한지 새삼스럽다. 더위는 뭐가 문제야 싶었던 날들이 엇그제 같은데 더위가 힘겁게 느껴진다. 우리집 남자는 아직 선풍기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는데 내가 꺼내 오고 싶은 생각이 불쑥 든다. 감기를 달고 사는 작은넘이 엄마 나도 선풍기 할까봐서 나는 잠깐 잠깐이지만 작은넘은 밤이 새도록 선풍기 바람으로 살가다 또 감기 걸릴까봐서 참고 있는 중인데 덥다는 느낌보다는 속이 뜨겁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차가운 얼음 한조각 꿀꺽 삼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목어 걸려 넘기지도 못할 거면서 말이다. 갱년긴가..... 체력 문제인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