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 6303

산책길에

산책 가는 길~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걷는다.오늘도 천변 자전거 도로는 한가하다.날이 추워도 날이 선선해도 날이 더워도 한가하다.평일이어도 한가하고 주말이어도 공휴일이어도 한가하다.몇 년전까지만 해도 제법 산책하는 사람이나 멍뭉이들이 많았는데바람과 함께 사라졌는지나만 한가하게 여전히 이 길을 걷고 있을 뿐왕복 한 시간이 넘는 이 길에서 만나는 사람은 많아야 둘셋..자전거 한 두대..한가해서 좋기도한가해서 쓸쓸하기도한가해서 겁이날때도 있다.요즘은 조금이라도 따듯할 때 걸으려고 일찍 나가서 바람에게 신나게 등 떠밀리거나 뺨 맞고 들어오는 날도 많다.오늘은.. 동네 한 바퀴로 만족하는 듯한 멍뭉이를 데리고 마트 갔다가천변 쪽에 주차를 해 놓고 걸었다.반쯤 다녀오면 되겠지 했는데 멍뭉이한테 반만 가는 건 없..

멍뭉이 삐짐

다는 알 수 없지만 멍뭉이에게도 사람과 같은감정이 있다는 걸 느낀다.어쩌면 사람보다 더 한결같은 감정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걸우리 멍뭉이를 보면서 깨닫는다.삐진 멍뭉이다.이유가 있다똥꼬를 아빠 쪽으로 대고 누웠다는 이유로 아빠한테꿀밤 시늉 한대 맞고서는 기분이 나쁘신 멍뭉이다.내가 뭘 잘못했는데요~도 아니고..어처구니없다는 표정..그냥 눕고 싶은대로 누웠을 뿐인데 생각지도 않게 아빠가 꿀밤을 먹였다고 삐지셨다.화해하자~ 아빠가 미안.. 뽀뽀 뽀뽀~ 하며 멍뭉이를 불러대도 바라도 안 보시는 멍뭉그러다가 아빠 말 안 들으면 아빠가 더 삐질 수 있다는 걸 감지하고 어거지로 아빠 볼을 할짝 하는 시늉만 하고는이불속으로 피신 하셨다.멍뭉이에게도 기분 좋은 걸음이 있고..가고 싶지 않은 산책 길이 있고..만나고 싶..

비가 내린다.

겨울비가 내리는 밤이다.이 계절에 이 시간에 소리까지 내어 내리는 비는 어떤 마음일까?내 마음만큼이나 서운할까?눈이 아닌 비라니..12월도 딱 중간을 넘어섰는데 말이다.비가 내린다.빗소리는 너무 좋지만눈은 너무 아쉽고..춥지 않은 겨울은 싫지는 않지만 뭔가 이상하고그래도 겨울은 추워야지 싶다. 오늘 치과에 갔다.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갔는데....하나의 치료가 완전히 끝나니지난 번에 좋아 보이지 않는다던 오래전에 크라운을 했던치아 잇몸에 염증이 있다고 치료 해야 할 것 같다고...ㅠ.ㅠ또 다른 시작을 예약해 두고 왔다.뭔 일이래여..이렇게 치과 치료를 오래 해 본 적이 없다.근데 또 시작...이건 뭐라 말할 수 없는 그런 기분.그래도 남편이 좋게 이야기해 주니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치과 갔다가 엄마네 다녀..

오늘 아침

내가 본 우리 동네 골목에 내린 올해의 첫눈 지금 시간은 열시 하고 사십분이 넘어가고 있다.아침에 눈 보고 기분이 너무 뽀송뽀송해서 사진한장 올려놓고 수정해서 일기를 쓰고 있다.눈 내리는 건 못 봤는데 아침에 쌓인 눈을 봤다.쌓인 눈을 보면 뭔가 아쉽다.내리는 눈을 볼 수 없었던 아쉬움이 크다.분명 어제 밤늦은 시간에 별 달이 조각구름과 함께 놀고 있는 것을보고 잤는데 언제 내렸는지 모를 일이다.낮에 비가 내렸다.그래서 눈은 사라졌다.말 그대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동생이 친정에 와 있다.거기 가고 싶었는데 남편이 별 마음이 없었던 모양이다.그래서 큰아이 생일 선물로 들어 온 소고기 구워 먹게 오라 했다.점심 아니면 저녁은 부부동반 모임이고..내일은 아이가 출근해야 하니..구이용 고기를 오래 두어 좋을..

바꿔 먹으면 안 될까요?

어제 보고 온 겨울 바다는예전에 강릉에서 봤던 겨울 바다의 느낌과는 많이 달랐다.돌풍이 불기도 하고 진눈깨비가 잠깐 내리기도 했지만...뭔가 바다를 보러 갔다기 보다는 좋은 사람과 산책을 나간 느낌이랄까?바다는 그냥 그 자체만으로 내게는 주가 되었었는데이번에는 배경이 된듯한 그런 느낌?무튼 그렇다.뭔가 바다에 대한 아쉬움도 좀 있고..편안함도 있고.. 아침에 계단을 쓸고 있는데 뒷집 애기 엄마가 외출하는 길인 듯싶은데 마악 뛰어 와서방울토마토가 든 비닐 봉지를 내민다.잘 먹을께~ 하는데언니... 이거하고 생강차하고 바꿔 먹으면 안 될까요?우리 아들이 너무 맛있다고 하는데 내가 그렇게 만들 줄을 몰라서. 잠깐 기다려.. 하고는 들여다보니아주 작은 꼬마 병 두 개 하고.. 2리터는 되는 큰 병만 있다.3초간..

겨울바다

겨울 바다비가 함께 걷는 겨울바다좋은 사람과 함께 보는 겨울바다바람에 케이블카는 중단되고많은 걸. 하지는 않았지만그냥 좋은 겨울바다를좋은 사람과 함께 보고 왔다는 편안한 기분좋음낮에는눈으로 만족하고입으론 거리두고몸으로 친해보자당부하며어색하게 식사하고저녁으로는눈으로는 익숙하고입으로는 친근하고몸으로는 부담없는동네앞 식당에서 돼지 불고기에공기밥 한그릇 뚝딱 하고왔다

나누어 먹는 재미~

춥다.한기가 온몸으로 스며드는 느낌이다.얇게 입기는 했다.입고 있던 스웨터를 뜨개질하면서 답답하다 싶어벗어 버리고 얇은 면티 하나 입고 있으니...금방 난로를 켰는데내 그림자 밟기라도 하듯 금세 따라온..이상하지..통화를 하려고 방은 나온다거나 다른 뭔가를 하려고 할 때는따라 나오지 않는데 꼭 이렇게 이 방에 들어오면어김없이 따라 나온다.그래서 난로를 멍뭉이 앞에 밀어 놓았더니 나는 춥다.멍뭉이 아픈 것보다는 내가 아픈 게 나으니까~ㅎ..옷 주워 입으면 되지~스웨터 걸치고 왔더니 확실히 포근하네..이 방은 보일러가 안 들어 가.그래도 여기서 일기 쓰는 걸 고집하는 이유는 나만의 공간이기 때문이지.난 여기가 좋다.오로지 내 공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나는 여기가 좋아.  오늘은 큰아이 생일이다.아침..

눈사람 인형

눈사람 인형이 가지고 싶었다.작년 이맘때쯤이었던 것 같다.근데 작년에도 사고 싶은 것은 많고 주머니는 날마다 홀쭉하고 그랬었다.그렇게 지나간 작년 겨울..다시 겨울 앞..작년에 구입한 꼬마 트리에 일찌감치 조명도 밝히고..현관 앞 포치에도 조명을 달아 반짝이게 했다.하늘에 별은 가까이 할 수 없어내 집에 별을 달아 아쉬운 마음 달래어 본다 싶은 마음으로다가별빛을 닮은 조명을 달았다.반짝반짝반짝..멀리서 바라 볼 일 많지 않지만누군가에게 내가 보고 있지 않아도 별처럼 영롱하게 빛나고있을 생각만으로도 기분 좋은 조명..그것 만으로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건.. 그냥.. 이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대한 욕구가 채워지는 것에서 오는사소한 즐거움인형을 봐 두었다.결정장애가 의심스러울 만큼 고르고골라 장바구니에 담았..

오랜만에

오랜만에 맥주캔을 땄다.원래 즐겨 마시지도 않는데 내일이나 모레부터는 한 달 정도는 못 마실 것 같아서뭔가 미련이 남은걸까?그냥 한 캔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징징 오십 대일까? 나는..징징 거리는 거 정말 싫은데..내가 벌써 징징거리고 있는 것 같아서 가끔 짜증이 난다.무튼..최저점에서 일어 설 줄 모르는 몸무게와그만큼 빠져나가 버린 체력이 신경 쓰였는지한의원에 가자 해서 다녀왔다.지난 몇 년 전에 갔던 한의원에서는 몸이 받아 줄 힘이 없다며가벼운 거부터 시작하자 해서 5~6개월은 약을 먹었던 것 같은데여기는.. 남편 고등학교 선배분이시라는데..처음부터 보약을 지어 주시네..손이 왜 이렇게 차갑냐는..ㅎ.. 그러게 말이다 추위 잊고 내복 벗어던진 지가 몇 년인데내 몸은 여전히 차가운 얼음덩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