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06

엇그제..

그냥. . 2006. 3. 16. 13:40

      엇그제 일이다.
      남편이 오후에 전화가 왔다. 모임도 있고
      문상 가야 할 곳도 두곳이나 있어서 좀 늦을거
      같다고...
      알았다 하면서 아이들 하고 나만 있으니까..
      일찍 들어 오라고 했드니...그런단다.
      그러고는...그뒤로는 전화도 잘 안받고...
      몇번 문자를 남겨도 답장도 없다.
      집이..터가 넓어서..무섭다.
      언제나 항상 어른들과 함께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 잠들어 버리고 혼자
      남은듯한 밤이 너무 너무 무서웠었다.
      밤 바람은 왜 그렇게 불어대든지..
      살짝 걸어놓은 대문을 바람이 흔들어 대는데...
      나가서 잘 걸고 들어올 용기가 없다..
      바보..동네이고...집인데...
      하면서도 어쩌겠는가..원래 겁이 많은걸...
      12시..1시..전화를 했다. 조금 있다 온단다.
      전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소리가..게임을 즐기고
      있는듯...장례식장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러고..또 한시간..
      화가 났다.
      정말..남편은 모임도 나가고, 문상도 가고 할일
      다 하고 다니는데..난 뭔가 하는 생각이..들어
      화가 났다. 아버지 기일에도 못가고...
      수민이도 못보고...
      그러면서도 모임에서 간거니까...모임 규칙상
      밤샘 해 주고 오게 되있는거라서 어쩔수 없었을거란걸
      알지만....
      맘도 편치 않을탠데..어차피 집에 들어와야 잠도
      제대로 못자는데...그래 놀고오는게 났지 싶으면서도
      심통이 난다.
      담날아침 여섯시 울림과 동시에 들어온다.
      침묵...화났다는 표시이다.
      화났지? 미안해..어쩌고 저쩌고..
      당신은...나보다 친구가 더 좋지. 집걱정도 안되드냐고
      왜 당신은 할거 다 하고 돌아 다니는데..어쩌고 저쩌고.
      그랬드니 미안하단다...
      미안한거 아는데 어쩔수 없다고...
      아침내내 삐죽거리면서 남편을 보냈따.
      그리곤..스스로 맘이 불편해 있는데..전화가 왔다.
      삐졌느나고...그렇다고 그랬드니..
      그럼 아버지 검사 결과 나왔는데 얘기 안한다고...
      그래도 하라 고랬드니 그냥 끈어 버린다.
      걱정도 되고 궁금도 하고, 바로 전화해서
      안 삐졌다고 하고...한참을 통화 했다.
      참...안쓰럽다. 남편이나...아버님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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