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유도 없이 기운이 쫘악 빠져 나가버린
느낌이다.
이것저것 많이 집어 먹지도 않았는데 입맛도 없고..
그냥..우울~하다.
남들 사는이야기도 듣고, 웃기도 하고, 내 사는 이야기도
하면서 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
안하던 말들은 너무 많이 지껄인 탓인가..
기운이 발바닥 밑까지 바닥이 난 기분이다.
이사람 저사람..
인삿말처럼..하는 말들에..
오늘은 울 아버님 내곁에 함께 계섰다.
순간순간 아무렇지도 않게 아버님에 대해서,
이야기 할수 있다는것이
며느리여~ 싶다.
며느린 며느리니께...
나한테 마지막으로 또박또박 하신 말씀이...
고맙고 미안하다..셨는데..
항상 그랬다. 고맙다..미안하다.
나때문에 니가 고생이 많다...
그냥..마음 마음만 싸아 했었는데..
감당할수 없는 죄송함으로 밀려든다.
아버님..나한테 그말씀 말고 꼬옥 하고 싶었던
말씀이 있으셨을텐데...
그거 안다.
그거 알면서도..난 끝내 아버님께...대답해 드리지 못했다.
마음에서 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끝까지 홀로 남으시는 어머니가 걸리셨을텐데..
난...어머니 잘 모실께요..라고 말씀드리지 못했다.
그저...아무 걱정 마시라고....아무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만 말씀드렸을뿐이다...
자신이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어머니 잘 모실 자신..사실 지금도 없다.
그냥..아버님 계실때 그때 만큼보다는 조금 더
신경을 쓰려고 하지만...
어머닌 영원히 시어머니이고, 난 무뚝뚝이 며느리인걸...
근데..오늘은 많이 우울하다.
울 아버님..한마디 해 주셨으면...대답했을지도 모르는데..
대답했다면...책임감 때문이라도 더 잘할려고
애썼을지도 모르는데..
아버님이 아시겠지..
어머니를 아시고, 나도 아시고..그리고
아들을 믿으니까...그렇게 그렇게 속에 꼬옥
담아두시고 가셨겠지.
그게 더 두럽고..부담스럽다.
믿고 가셨을텐데...하는 생각에..
난...어쩔수 없는 나 무뚝뚝이 며느리일 뿐인데...
오늘은 울 아버님 생각에..기운이..바닥을 친다.
걍...이게 그리움인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