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에 갔다가 오면서 잠깐
가을구경을 하고 싶어
동물원으로 갔다.
느을 익숙해서 편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또 거기냐고 투정부리는
넘들 돌아오는길에 어묵 사주겠다고 꼬셔
데리고 나갔다.
햇살이 따사로운것이 좋네~
항상 이맘때면 아이들 데리고든
혼자든 걍 한번씩은 꼬옥 들렀었는데
여전히 사람들이 북적댄다.
그런데 올가뭄이 심했다 그러더니
단풍빛이 예전 그 이뿐 빛깔이 아니다.
노오란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진
은행잎을 밟으며 사진도 찍고,
단풍나무 아래 아그들 세워놓고~
"사진 이뿌게 자알 찍으면
닭꼬치도 사줄껀데.."하며 꼬셔도 보고..
요넘들이 예전엔 사진 찍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포즈도 잘 잡고,
장난도 잘 쳐서 사진 찍는게 재미 있었는데
커가면 커갈수록 사진 찍는게 싫은모양.
목석같다.
김치~~해봐. 어!!
그럼 어거지로 웃고,
큰넘은 작은넘 어깨에 매달려 우스꽝 스러운
표정만 짓는다.
엄마~~바이킹 타자~아이들은 놀이기구 타고파
안들이구..
난 사진찍고파 안달난듯..
몇장이나 찍었을까...
전화벨소리가 울린다.
어머니다.
아구~ 울어머닌 잘도 아셔~
여기 들어온지 30분도 안돼었는디~
저녁때 무우도 뽑아야 되고,
어쩌고...그러신다.
예~ 대답해 놓고..좀 꾸리~~하다.
다음주 부터는 큰넘이 기말고사
때문에 주말에도 학원에 가야해서
오늘밖에 시간이 없는데
오늘따라 할일이 많으시다.
서둘러 집에 오면서..생각없이
"야들아 할머니는 시간도 잘맞추신다.
동물원 온지 30분도 안됐는디~"했다.
"한빈이가 할머니 닮었다. 시간 잘 맞추는거"
큰넘 말이다.
"내가 왜? 난 할머니 닮기 싫은디~"
"왜"내가 물었다.
"엄마가 할머니 자주 뭐라 하잖어,
작은엄마랑...근게 난 할머니닮기 싫은디~"
""야 그래도 할머니 앞에서 그런소리 하는거 아녀"
큰넘 말이다."
"그거는 나도 알지~"
"한빈아 할머니가 어때서~엄만 그냥..
할머니가 어려워서 서운해도 말씀 못드렸던것들
이야기 한것 뿐야..."
구차한 변명이다.
정말 구차한 변명...더이상 할말이 없었다.
아이들앞에서~ 너무 쉽게 말한
내 경솔함에 정말 뜨끔했따.
조심해야지~
고부간~ 그래도 어찌 보면 우리는
이상적이진 않지만그렇다고
비이상적인것만도 아니지 않는가..
남들이 보기엔 좋아보이는~
그렇지 않은가..
아들덕에 한가지 더 배우고,
챙피하고..그랬따.
말조심~ 행동조심~해야지...
정말..조심해야혀..아이들이 듣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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