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06
바람이 아주 많은 날입니다.몇잎 안남은 감잎을 마저 다 떨어트리고야 말겠다는듯바람이 늙은 감나무를 휘감고 돕니다.위이잉 위이잉..바람의 힘찬 승리의 함성소리인지...늙은 감나무의 신음소리인지..추워서~ 바람이 무서워서 꼼짝도 않고, 방에 코옥 틀어박혀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나만을 위한 수다와 노래와~~분위기에 푸욱빠져 허우적대며~ 뜨개질만 죽어라 하고 있답니다.후후훗~ 앞으로 일주일 아니면 4~5일 이면 끝날꺼 같은데..그 뒤로는 뭘로 시간 때우면서 살지 그새부터 걱정입니다.울남편 얼어 동태 되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뭐 별루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아니지만...고창은 전주보다 바람도 훨 많코 춥다고 그러는데..난방시설도 없는 데서 온몸으로 이 바람을 혹독하게 느끼고 있겠지요.안쓰런 마음과 혼자 이렇게 따듯한 커피 홀짝거리며놀고 있는것이 아주 많이 미안하네요.울 남편~ 우리 아버님 아들~~~아버님 나무가 너무 커서~~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아니 벗어나려고 무던히도 발버동 첬었는데그때마다 아버님 그림자에 묻혀..그렇게 그렇게 주저앉곤 했었는데...아주 많은 투정과 원망으로 벗어나고 싶어 하다가도..어느때는 걍~ 안주하고 그냥 그렇게 아버님 원하시는데로아버님 옆에 꼼짝마~ 하고 있어주더니...이제 어느순간 그 큰 그늘이자, 지붕이자, 버팀목을 떠나보내버리고,이렇게 벌판에 혼자 서 있는 기분..어떨까요..아버님 계실때..걍 너는너 나는나~ 그렇게 했어야 옳은게 아니였나...하는 생각~ 해 봅니다.마흔이 넘은나이에..이제 한 집안 가장이라는 책임감에...이젠 어떻게든 혼자서 다 해야 한다는 외로움과...다 이해할수 없는 남편만의 어른에 대한 상실감이..한겨울 칼바람처럼 그렇게 온맘을 후비고 다니는건 아닌지..걱정입니다.지금 부는 이 찬바람에 내 남편~ 마음에 살얼음이날카롭게 자리잡는건 아닌지..모르겠습니다.이따 저녁때 따듯한 글로~ 문자나 보내야 할까부네요..